
영화 '바람의 언덕' 23일 개봉
태백 주요 배경으로 촬영 눈길
“엄마와 딸의 인생이 만나는, 바람의 언덕.”
태백을 주요 배경으로 촬영된 박석영 감독의 영화 '바람의 언덕'이 오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태백 매봉산풍력발전단지를 부르는 이름이기도 한 '바람의 언덕' 영화에는 태백시 황지동 인근과 태백역 등 태백의 아름답고 따뜻한 장면들이 영화 곳곳에 묻어난다.
영화는 '나'로 살고 싶어 딸을 잊고 떠났던 영분(정은경)이 고향 태백으로 돌아와 오래전 연락이 끊긴 딸 한희(장선)를 찾아가며 전개된다. 필라테스 학원을 운영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한희는 어릴 적 헤어진 엄마를 알아보지 못한다. 차마 자신이 엄마임을 고백하지 못하는 영분은 한희의 곁을 맴돌며, 엄마와 딸이 아닌 필라테스 학원의 회원과 선생님으로 서로를 알아간다.
강원영상위원회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작으로 지난해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였다. 배우 정은경과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한 장선이 모녀 사이를 연기하고 김준배, 김태희, 박소이, 장해금 등이 출연한다.
'들꽃', '스틸 플라워', '재꽃' 등으로 고단한 삶 속에서도 꿋꿋한 의지를 지닌 채 살아가는 인물의 이야기를 들려줬던 박석영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전보다 환하고 따뜻한 기운을 전한다.
박석영 감독은 “세 편의 영화를 마무리하고 나서 무엇을 할지 몰라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 저를 걱정하신 어머니가 당신 세대의 이야기를 해 보면 어떠냐는 말씀을 주셨다. 그때는 무엇이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저 태백으로 떠나 밤거리를 걸었다. 어두운 골목 빈 벽마다 전단지를 붙이고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고, 다가가 본 그 얼굴은 너무나도 환했다. 그 마음을 잡고 '바람의 언덕'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현정기자 tog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