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기억에 남는 유권자는 누구인가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강원일보 정치부는 지난 31일 4·15 총선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개설한 카카오톡 단톡방에 두번째 질문을 던졌다. 지난달 28일 첫 질문이 정치를 대하는 진솔한 자세와 꿈을 묻는 것이었다면 두번째는 후보자들이 마주했던 지역 유권자의 모습이다. 각 후보자들의 답장에서는 주민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과 고충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등의 고민이 느껴졌다.
"따뜻한 음료 건넸던 20대 청년…일자리 걱정 없이 하겠다"
"화병에 죽을거 같다는 6·25 참전용사…안보 바로 세울 것"
■민주당, “일자리 확보·각종 특별법 연장”
더불어민주당 춘천-철원-화천-양구을 후보자 정만호 후보는 “화천 사내면 치킨집 사장님이 문을 닫는 식당이 많다며 호소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그는 접경지역지원특별법을 개정해 국가의 지원방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동해-태백-삼척-정선의 김동완 후보는 “전직 광산 근로자를 만났다. 경제가 낙후돼 힘든데 코로나까지 겹쳐 더 힘들다고 했다”며 “반드시 폐특법의 시효를 연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속초-인제-고성-양양 이동기 후보는 20대 초반 나이로 보이는 청년 배달원이 따뜻한 유자음료를 건넸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코끝이 찡해졌다”며 “설악권형 일자리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 청년들이 일자리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농산물을 수출하는 농민을 만난 원주을 송기헌 후보는 “농업융복합산업 지원센터를 설립해 농산물 생산부터 수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홍천-횡성-영월-평창 원경환 후보는 “영월고교 졸업생인 청년을 만났다.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와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다”며 “지역에서 꿈을 키우고 좋은 교육여건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원주 자유·중앙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이 떠오른다는 원주갑 이광재 후보는 “정치인들은 어려움에 대한 얘기는 없이 명함만 돌린다는 말씀이 크게 와닿았다”고 했다. “LH 등의 공적 도움으로 자유·중앙시장 공동 재건축으로 함께 살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썼다.
■통합당, “중소상인·서민들의 삶 개선”
미래통합당 후보들 중에는 춘천갑 김진태 후보가 첫 번째로 단톡방의 알림음을 울렸다. 택시기사의 사연을 풀어낸 그는 “기사님께서 '전액관리제'를 없애 달라고 부탁했다”며 “3선으로 당선되면 관련 법을 개정해 전액관리제를 폐지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원주 자유시장에서 만난 상인이 기억에 남는다는 원주갑 박정하 후보는 “경영안정자금을 받으려 새벽부터 줄 섰다는 분들이 가슴에 남는다”면서 긴급재난지원금 신속 지원, 간이과세 기준 상향을 대책으로 내놨다. 속초-인제-고성-양양 이양수 후보는 “제21대 국회에서는 소상공인 생존권 강화와 고용·폐업 등 사회보험성 분야 지원 확대,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를 개선해 소상공인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다”고 했다. 홍천-횡성-영월-평창 유상범 후보는 “평창장에서 메밀전을 파시는 할머니께서 두 손 꼭 잡고 다 죽게 생겼다고 하셨다. 제발 좀 살려 달라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남겼다.
지역 숙원 과제도 여전했다. 동해-태백-삼척-정선 이철규 후보는 “석탄광산에서 일하던 가장을 잃고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 유족, 광산진폐로 고통받는 진폐회원이 가슴 시리게 다가왔다”고 폐광지역의 아픔을 전했다.
춘천-철원-화천-양구을 한기호 후보는 “6·25전쟁 참전용사인 90세 노인 분을 만났다. 전쟁 발발부터 종전까지 싸우고도 살아났는데 이제는 화병에 죽을 것 같다고 한다”면서 안보를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원선영·이하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