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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보수표심 삼등분 화들짝…후보 단일화 논의는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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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KBS춘천·춘천MBC 공동 여론조사

'보수의 아성' 붕괴 위기의식

물밑접촉 불구 입장차 여전

홍윤식 후보 단호히 선 그어

'보수의 아성'인 강릉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 뚜렷한 보수표 분열 양상에도 단일화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 후보가 존재감을 발휘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강원일보와 KBS춘천, 춘천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강릉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조사한 결과(95%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24.8%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를 택했다. 무소속 권성동 후보를 택한 응답자는 이보다 0.2%포인트 적은 24.6%였다. 무소속 최명희 후보는 19.8%, 미래통합당 홍윤식 후보는 14.4%였다. 보수의 텃밭으로 통하는 강릉에서 민주당 후보가 범보수진영 후보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관건은 강릉 보수층의 여론 흐름이다. 통합당 공천 후유증으로 갈라진 보수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뒤바뀔 수 있어서다. 우선 이번 여론조사로 보수지지층의 표 분산이 확연하게 드러난 상태다. 통합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의 42.6%가 권 후보를 택했고, 33.1%는 홍 후보에게, 19.4%는 최 후보에게 갔다. 보수층의 지지가 세 갈래로 분산된 셈이다.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의 66.3%를 가져간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보수진영에서는 단일화 목소리가 또다시 흘러 나오고 있다. 이대로 가면 '보수의 아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탓이다. 그러나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무소속 권성동 후보가 지난달 16일 보수진영의 단일화를 공식 제안한 이후 표면적 진전이 전혀 없는 상태다. 일부 후보는 상대 진영 캠프를 찾아가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통합당 홍윤식 후보는 단일화에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 이미 공천을 확정받은 공당의 후보인만큼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전국 4개 지역에서 통합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를 주도한 시민단체가 홍 후보측에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으나 홍 후보는 이 역시 거절했다.

도내 정가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강릉에서 민주당이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는 전망도 상당하다”며 “역대 선거에서 보수진영 후보가 비교적 큰 차이로 승리했던 강릉이 이번에는 격전지로 떠오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8,29일 유선RDD와 무선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조사로 이뤄졌다. 유선 9%, 무선 91%에 응답률은 23.2%다. 자세한 사항은 강원일보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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