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명길 시인 '히말라야 뿔무소'
2014년 타계후 3번째 유고시집
느낀 것들 한폭 그림처럼 표현
3년 전 우리 곁을 떠난 최명길 시인의 유고 시집 '히말라야 뿔무소'가 출간됐다.
2014년 타계 직후 나온 '산시 백두대간'과 지난해 나온 '잎사귀 오도송'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유고 시집은 시인이 2005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포행(布行)하면서 느낀 구도적 성찰과 삶의 반성을 86편의 굵직한 서정시로 엮었다. 안나푸르나를 향해 가면서 보고 느끼고 만났던 사람들의 모습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내고 있다.
시인은 안나푸르나 포행을 이렇게 술회했다. “나는 순례자의 기쁨에 취했다. 뭔가 새 같은 시의 새가 파닥거리며 내 마음 바다를 휘젓고 다녔다. 때로는 소략한 오만과 무례가 바깥 세상과 내 관계를 더 깊이 느낄 수 있고 내 일생의 최대 고비를 한 번 엄혹히 베고 싶었다. 또 어떤 무모함으로 해 그것이 나를 흔들어 깨워 어떤 시적 영감을 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도 얼핏 들기는 했다.”
해설을 맡은 이홍섭 평론가 겸 시인은 “'뿔무소'는 해탈과 초월을 함의한 '심우도'의 소에 가까우며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것처럼 시인은 뿔무소로 형상화된 본래의 진심과 면목을 찾기 위해 선의 정수를 품고 있는 히말라야로 길을 떠났다”고 말했다.
또 “이번 시집의 주를 이루는 '정신의 뼈다귀'를 노래한 시들에서도 감동을 받지만 시인이 유년으로 돌아가 '고향'과 '엄마'를 그리워하는 시들에서 애잔한 감동을 받는다”고 했다.
속초=고달순기자 dsgo@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