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장성 등 대동 안보에 민감 강원표심 공략
장애등급제 폐지 등 5가지 장애인 정책 발표
'北 응원단 완전 자연미인' 발언 구설에 올라
“문재인의 꿈, 문재인의 포부! 이번에는 좀 받아주시겠습니까? 정말로 받아주시겠습니까?”
20일 춘천 브라운 상가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물음이 울려 퍼졌다. 유세장에 몰린 1,000여명의 지지자 및 시민은 '네'라고 화답하며 '문재인'을 연호했다. 대선 후보 중 처음으로 도를 방문한 문 후보는 도민들의 민심을 확인하는 데 공을 들였다. 2012년 대선 패배가 뼈아팠기 때문이다. 당시 박근혜 후보와의 표 차이는 108만표로 이 중 20만표 정도를 강원도에서 졌다.
이날 유세에 박종헌 전 공군 참모총장과 하정열 전 육군27사단장 등 군 출신 인사를 대거 대동한 것도 안보에 민감한 강원표심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춘천과 원주의 유세장과 행사장에서 만난 주민들과는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사진촬영에 응했다. 이 때문에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도민과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유세 전 최문순 지사와의 간담회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도민들에게 강원도를 평화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루지 못하고, 또다시 비전이 됐다”며 이번 대선에서 실현 의지를 다졌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지원의지를 표했다.
이에 최문순 지사는 “추후에 정부에 부담이 될까 봐 입장을 밝히길 꺼리는데 (문 후보는) 정부 차원에서 올림픽시설 사후활용 방안을 제시해 주셔서 기대가 크다”고 답했다. 장애인 공약을 발표하면서도 도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강원도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18개 시·군을 잇는 저상시외버스가 없어 평창동계패럴림픽 관람이 어렵다고 한다”며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이날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 권리보장법 제정, 부양의무자기준 단계적 폐지, 장애친화적 지역사회, 국가가 책임지는 장애인의 건강 등 5가지 장애인 정책을 발표했다. 원주 중앙시장 유세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장애를 극복하고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 원주시민대상을 수상한 이금자씨가 원주시화(市花)인 장미꽃 다발을 문 후보에게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일 밤 토론회에서 불거진 '주적'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문 후보는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공세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을 국방백서에서 '주적'으로 규정한 것은 과거의 일로 남북관계 개선 이후엔 그런 규정이 없다”며 “북한은 군사적으로 대치, 위협이 되고 있는 적이 분명하다. 한편으로는 법에 의해 평화통일을 해낼 대상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날 도 방문에서 구설에도 올랐다. 최문순 지사와 북한응원단의 참여로 부산아시안게임이 성공할 수 있었다는 대화를 하던 중 최 지사가 “이번에도 미녀 응원단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하자 문 후보가 “그때는(부산아시안게임 때) 북한 응원단이 완전 자연미인이고 했었는데 그 뒤에 나온 얘기로는 북한에서도 성형수술을 한다더라”고 농담을 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북한에서도 세태가 변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제 발언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여성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유학렬·원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