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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월드컵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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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남원 기자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 축제를 넘어선다. 2026 월드컵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 3개국이 공동 개최하고, 104경기가 39일간 펼쳐진다.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3인 60억여명의 시선이 모이고 있는 월드컵은 개막부터 K팝이 함께한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영화 ‘케데헌''의 OST를 부른 이재와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가 월드컵 공식 주제가 ‘DNA''를 불렀다. 주제가에는 ‘또 넘어져도 난, 또다시 일어나''의 우리말 가사가 담겨 문화적 경계를 허물고, 스포츠와 음악, 언어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축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미국에서 개최된 개회식에 앞서 블랙핑크의 리사가 팬들을 열광시켰고, 대망의 결승전 하프타임 쇼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이 월드컵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북중미 월드컵이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전 세계인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문화적 축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하지만 축제에 찬물을 끼얹는 불편한 소식도 들려왔다. 소말리아 출신 심판 오마르 아르탄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해 본선 심판 참가가 무산됐다. 지난해 아프리카 최고의 남성 심판에 선정된 그는 월드컵 본선에서 뛰며 소말리아 최초의 월드컵 심판이 될 예정이었지만, 미국 입국이 무산됐다. 비자 장벽을 무기로 한 미국의 텃세는 심판뿐 아니라 참가국 선수단과 팬까지 향했다. 이란 선수단은 비자 발급이 지연됐고, 이라크 대표팀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은 공항에 7시간 동안 구금당했다. 스코틀랜드 등 중동 이외 지역의 응원단들도 미국 방문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드컵이 국제 정치의 한가운데 놓인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포용의 축제라지만, 정치적인 텃세는 여전히 존재한다. 지구촌 축제, 정치와 분쟁 없는 스포츠를 희망하며 미셸 오바마 전 미국 영부인의 말을 떠올린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그들은 저급하게 가더라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

황만진국장·h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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