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 홍천군이 필리핀 산후안시에서 운영 중인 세종학당이 한국 문화 이해를 돕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계절근로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세운 교육 시설이 문화 교류 시설로 진화했다.
12일 홍천군에 따르면 산후안 세종학당은 한글날을 기념하며 최근 마닐라의 주필리핀 한국문화원에서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날 산후안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20~30대 청년 50명이 참가했고, 세종대왕을 비롯한 한국의 역사, 한복 등 전통 문화를 배웠다. 한국 식당에서 삼겹살, 김치찌개, 불고기, 김밥 등 한식도 맛봤다.
로날린(30)씨는 “회사에 연가를 내고 이번 한국문화 체험에 참가했고, 자개 공예 체험 등을 하며 한국 문화는 정확하고 예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세종학당은 정부가 한국어, 한국문화 보급사업을 위해 2012년부터 설립에 나섰고, 현재 전 세계 87개국에서 252개소가 운영 중이다. 필리핀에는 9개의 세종학당이 있는데, 대학이 아닌 지자체가 운영하는 곳은 산후안 세종학당이 유일하다.
홍천군은 필리핀 산후안시와 교류 10주년이었던 2019년부터 세종학당 설립을 추진했다. 2020년부터 한국어 교육이 시작됐고, 홍천군은 2023년부터 전담 공무원 파견도 시작했다. 산후안시 계절근로자는 연간 800여명에 달한다.
산후안 세종학당은 한국어 초급반, 계절근로자반 등 4개반을 16주 과정으로 운영 중이다. 그동안 한국어 교육 위주로 운영됐지만, 한류 열풍에 발맞춰 올해부터 한국어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앞으로 독서 코너 운영, 우수 학생에 대한 홍천군수 상장 발급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홍천군청 파견 공무원인 장병조 학당장은 “한국 드라마, 노래,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만큼 한국 문화를 체계적으로 알리는 사업도 꾸준히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