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양을 흔히 연어의 고장이라 부른다. 안타깝지만 양양으로 돌아오는 연어는 많은 노력에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어 개체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 주목된다. 창간 80주년을 맞은 강원일보와 한국수산자원공단 동해생명자원센터가 함께 이달 초 사상 처음으로 동해안 울릉도 앞바다에 어린연어를 방류하는 행사를 가졌다. 방류된 연어는 양양에서 부화해 자란 어린연어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연어를 첨연어(Chum salmon)로 부르고 이는 한반도 토종연어로 알려져 있다. 주변에서 식재료로 사용되는 연어는 대부분 대서양 일대에서 잡히거나 양식하는 대서양연어(Atlantic salmon)다. 첨연어는 양양남대천 등지에서 알에서 부화한다. 연어가 태어나는 양양남대천을 대표적인 연어의 모천(母川)이라 부르는 이유다. 두 달정도 자라면 5㎝ 전후 크기로 성장한다. 민물에서 태어나 자란 어린연어는 3,4월 쯤이면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한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에서 염수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생리적 적응 기간을 갖는다. 양양남대천 하구는 대표적인 기수역이다. 적응을 마친 어린연어는 동해 연안으로 나가 먹이활동을 하며 서서히 성장한다. 이후 북태평양 베링해와 멀리 알래스카만까지 자신의 성장무대로 삼아 성어로 자란다. 대게 2~4년 자란 연어는 종족번식이 가능한 큰 연어로 성장한다. 대표적인 회귀성 어류인 연어는 번식기가 되면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되돌아온다. 이때 길게는 2만㎞ 가까이 헤엄쳐 돌아온다. 지구 반바퀴에 이르는 거리니 종족번식을 향한 연어의 회귀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연어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연어의 회귀본능을 3가지 정도로 꼽는다. 첫 번째로 연어는 태어날 때부터 주변환경이 DNA에 새겨져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본능적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연어의 후각이 고도로 발달했다는 내용이다. 아무리 먼 바다에 있어도 자신이 태어난 곳을 후각으로 기억해 내 돌아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가 연어의 자기장 감지능력이다. 자기장을 감지해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어디서든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체내에 일종의 GPS를 지녔을 수도 있다.
매년 10월 무렵이면 양양남대천으로 돌아오는 연어를 볼 수 있다. 번식을 준비하는 연어는 하천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온다. 적당한 장소를 발견하면 암놈이 알을 낳고 거기에 숫놈이 정자를 배출하는 방정행위를 통해 수정하게 된다. 보통 수천㎞를 헤엄쳐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 알을 낳은 연어는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이번에 울릉도 앞바다 어린연어 방류는 간단하게 말해 연어의 회귀율 제고와 토종연어 개체수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어 개체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어획으로 이어져 어업인 소득증가에도 기여하게 된다. 매년 봄이면 동해안 일대 하천에서 수백만 마리의 어린연어가 방류되지만 회귀율은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회귀율이 방류량에 비해 낮은 원인은 연어가 바다로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서 발생하는 포획 등 몇가지 변수들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동해생명자원센터에 따르면 울릉도 인근 동해앞바다에서 다 자란 연어가 포획된 것을 근거로 동해안에도 연어의 생육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해안 어린연어 방류로 동해안 연어목장화사업의 첫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동해안에서 자라게 되면 이후 돌아오는 거리도 수천㎞ 단축돼 회귀율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나 러시아는 연어 회귀율이 6%대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전문가들은 첨연어도 대서양연어와 비교해 식량자원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방류한 연어가 단 한마리라도 성어가 돼 돌아오면 사업은 희망적이다. 동해안 연어목장화사업의 성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