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경북 의성 산불이 계속 확산하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까지 직선거리로 10㎞ 앞까지 닥치자 안동 풍산읍 하회마을 주민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안동시는 25일 오후 3시 31분께 재난 문자를 통해 "의성 산불이 풍천면으로 확산 중"이라며 주민 대피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오후 4시 55분께는 "현재 강한 바람으로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하회리 마을 주민들은 즉시 저우리마을(광덕리 133)로 대피 바란다"고 안내했다.

풍천면과 붙어 있는 풍산면에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있다.
의성 산불은 풍산과 붙어 있는 안동 풍천면까지 확산했으며 안동시 길안면을 넘어 이웃 지역인 청송군 파천면 일대까지 번졌다.
특히 청송군으로 번진 산불이 주왕산국립공원 방향으로 확산하고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주왕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청송군 파천면으로 번진 산불이 주왕산국립공원 경계 지점으로부터 4㎞가량 떨어진 지점까지 넘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 사무소에 산불 진화 차량 등 진화 장비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주왕산면사무소 관계자도 "산불이 바람을 타고 빠르게 넘어오고 있어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청송군 관계자도 "의성에서 산불이 넘어와 파천면, 진보면, 안덕면 일대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청송군에 따르면 주왕산국립공원은 1976년 우리나라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설악산, 월출산과 더불어 3대 암산(岩山) 중 하나다.


서원과 안동시 관계자는 소방호스 등 소방장비를 활요해 주요 시설물 등에 물을 뿌리면서 현장으로 날아온 불씨(飛火)가 화재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
상황이 나빠지면 병산서원 만대루에도 물을 뿌리는 등 응급대응할 계획이다.
만대루는 조선 중기 건축물의 특징이 있는 대표적 서원 누각으로 보물로 지정돼 있다. 산불 현장에서 날아온 불씨(飛火)가 화재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최대한 차단할 계획이다.
화재 지연제 등을 사용하는 것과 현장 배치 인력을 늘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회마을 관계자는 "1시간 전 북풍이 불 때 낙동강 건너 산 하나 너머로 연기가 보였는데 풍향이 서쪽으로 바뀌면서 연기가 다른 쪽으로 빠져 나간 것 같다. 현재 하회마을에서는 연기가 보이지 않지만 풍향이 바뀌면 순식간에 불이 하회마을을 덮칠 수도 있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경국대 안동캠퍼스에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안동시는 25일 오후 7시 38분께 "관내 산불이 안동대(현 국립경국대 안동캠퍼스) 주변으로 확산 중이니, 학생 및 주면 시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국립경국대 측은 교직원들이 비상근무에 들어간 상태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교내 기숙사에는 1천200명의 학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경국대 관계자는 "아직 산불이 강 건너 쪽에 있어 대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비상 상황 시 운동장과 체육관으로 대피하라고 안내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