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아프리카돼지열병 울타리와 관련한 '실효성 논란'(본보 지난 14일자 2면 보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울타리로 인한 야생동물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 환경부와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환경부가 진행 중인 'ASF 차단 울타리 멸종위기야생생물 생태계 영향 조사'의 중간 결과 양구 등 산양 서식지에서 ASF 차단 울타리가 산양의 이동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태원이 실시한 모니터링에 따르면, 화천과 양구 지역의 울타리 설치 구간에서 산양의 이동 장애 사례가 다수 관찰됐다. 특히 양구 지역에서는 울타리로 인해 이동 통로가 막힌 산양들이 훼손된 울타리를 통과하려는 행동이 확인됐으며, 실제로 울타리를 넘거나 통과한 사례가 118건에 달했다.
화천과 양구 지역에서 산양의 출현을 분석한 결과, 관찰 대상 산양의 62.8%가 울타리를 따라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1.3%는 울타리를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하는 등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울타리가 개방된 곳에서는 산양이 거부반응 없이 먹이활동과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 지역에서는 ASF 차단 울타리로 인해 서식지를 잃은 산양이 폐사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해당 울타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환경부는 연구가 완료되는대로 울타리로 인한 야생동물 생태를 재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울타리에 대한 생태계 영향 등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라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울타리 관리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