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권성동(강릉) 원내대표가 21일 원내대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해 12월12일 12·3 비상계엄 후 열흘도 안 돼 원내대표직을 맡은 그는 비상 상황에서도 여당 원내사령탑으로서 존재감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5선 중진인 권 원내대표는 취임 후 꾸준히 대야 공세에 앞장섰다. 야당의 파격 공세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흔들림 없이 여당 의원들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적극 대응, 이 대표가 그리는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직격 시리즈'를 이어왔다.
여권 내 '단일대오'를 주도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당 안정화에 한 몫 했다는 말도 듣는다. 탄핵 정국 속 당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내면서 차기 당권 주자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잇단 전직 대통령 예방으로도 권 원내대표의 존재감은 부각됐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8년만에 만나 사과를 건네고 박 전 대통령이 응하면서, 마음의 짐을 털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뒤 관저를 찾아 정치적 파트너임을 재확인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당의 방향에 대한 조언을 구하며 여권 결집을 노렸다.
대야 협상력도 눈에 띈다. 20일에는 18년만에 여야 연금개혁 합의에 나섰다.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한 권 원내대표는 막판 조율로 소득대체율 43% 인상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다만 권 원내대표 앞에는 아직 험난한 정치 일정이 남아있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따라 정국을 수습하고, 만약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국면을 헤쳐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가 비상계엄 후 당 혼란을 빠르게 수습했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탄핵심판 결론이라는 큰 이벤트에 따라 어떻게 정국 수습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