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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주상복합 공사현장 인근서 깊이 1m 도로 침하 발생…공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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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새벽 땅 꺼지면서 인근 건물도 피해
주민 “매우 불안한 상태…대책 마련 시급”
시, 공사중단명령 “원인 파악 후 재개 검토”

◇11일 강릉시 포남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장 인근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1m가량의 침하가 발생,대피했던 상가 주민이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속보=도로 침하와 건물 기울어짐 현상 등이 발생했던 강릉의 주상복합 신축공사현장(본보 지난해 12월19일자 12면 등 보도)에서 또다시 도로 침하가 발생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찾은 강릉시 포남동의 주상복합 신축공사현장 인근 도로는 포탄이 떨어진 듯 아수라장이었다. 이날 새벽 4시38분께 공사장 출입문 앞에서 땅꺼짐이 발생했고, 복구 작업을 위해 도로를 들어내면서 아스팔트 조각 수십 개가 진흙과 섞여 나뒹굴고 있었다. 시에 따르면 땅꺼짐 도로 면적은 가로 10m, 세로 5m, 깊이는 최대 1m 내외이다.

새벽 4시께 운동을 나왔다는 인근 주민 A씨는 “운동 나올 때만 해도 도로가 약간 내려 앉은 느낌이었는데 30분 뒤에 보니 크게 꺼져 있었다. 잠시 후 경찰에서 나와 도로가 내려 앉았으니 주의하라고 안내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11일 강릉시 포남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장 인근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1m가량의 침하가 발생, 중장비가 투입돼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해당 공사장에서 이미 여러 차례 도로 침하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도로 침하로 인해 공사장 건너편 건물의 경계석은 무너져 내렸고, 도로와 건물 입구 사이에 80㎝ 높이의 간극이 발생했다. 건물 지하에서 노래방을 운영 중인 B씨는 “어제 오후 4시께 출근했을 때만 해도 도로가 멀쩡했는데 밤 10시30분 퇴근할 때는 건물 경계석도 벌어져 있고 도로가 조금 낮아져 있었다”며 “위험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손님은 못 받을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전부터 수차례 문제 제기를 해온 주민들은 안정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인근 건물에 거주 중인 C씨는 “어젯밤부터 수돗물이 안 나오더니 새벽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다. 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11일 강릉시 포남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장 인근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1m가량의 침하가 발생, 중장비가 투입돼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시공사 관계자는 “땅 속에 묻혀 있는 노후 수도관이 파열되면서 땅꺼짐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땅꺼짐 발생에 대한 책임을 가리기에 앞서 복구 작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 토지 전문가를 현장에 투입해 원인 조사를 할 것을 요청한 상황”이라며 “원인이 밝혀진 후 공사 재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도로 침하 발생 직후 해당 공사현장에 공사중지명령을 내렸다. 해당 현장은 지난 해 12월에도 현장의 지하 수위가 변동되고 주변 도로가 침하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의 지하안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강원 지역에서는 총 65건의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월8일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에서는 굴착공사 부실로 인한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한 바 있으며, 이러한 사례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11일 강릉시 포남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장 인근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1m가량의 침하가 발생,대피했던 상가 주민이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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