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뱀띠 문화예술인]⑥이완숙 조각가

- “삶을 조각하다”… 이완숙의 예술로 피어나는 꿈과 용기

◇이완숙 조각가와 반려견 아지.

이완숙(59) 조각가의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가 빚어낸 따뜻하고 자유로운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이완숙 조각가는 마치 파랑새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찾아 나아가 관람객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 자신의 꿈을 과감히 펼치라고 전한다.

“여성으로서 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주부로 살아온 시간도 의미 있었지만,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었죠. 어렸을 때부터 화가가 꿈이기도 했고 그림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아서 새로운 도전을 늘 즐겼어요.”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예술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지만 그 여정은 쉽지 않았다. 가족들은 ‘돈이 되지 않는 일’이라며 그의 꿈을 반대했고 결혼 후에도 예술 활동을 이해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내면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다보니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예술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하늘을 나는 모습을 조각으로 만들어보기도 했죠.” 그녀는 작품을 통해 내면의 이야기를 풀며 관람객들과 진솔한 공감을 나눈다.

◇이완숙 作

그의 작품은 중년 여성의 삶과 내면을 따뜻하게 담아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초기에는 누드 조각을 중심으로 작업했지만, 이후에는 옷과 꽃다발 같은 일상의 요소를 더하며 표현의 폭을 넓혔다. “꽃다발을 특히 좋아해요. 물질적이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꽃을 받을 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제가 느끼는 그런 감정을 떠올리며 작업하면 사람들도 공감하고 작품을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며 공감과 감동을 표현할 때 그는 작업의 가치를 다시금 느끼며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를 얻는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고 ‘마치 나를 보는 것 같다’거나 ‘이 작품 속에 내 모습이 담긴 것 같다’고 말할 때마다 그는 자신의 작업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기쁨을 느낀다. 특히 한 관람객이 세 번이나 작업실을 방문한 끝에 작품을 구매하며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선택을 했다는 일화는 그에게도 큰 원동력이 됐다.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었다는 주부가 제 작품을 보고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무언가를 사고 싶다고 말했을 때, 제 작업의 의미를 깊이 느꼈어요. 그분이 좋아해 주시는 모습을 보고 작업실에도 초대했었죠.

◇이완숙 作

하지만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작업 과정은 쉽지만은 않다. 완성품을 보는 사람들은 재미있고 즐겁다고 느끼지만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많은 인내가 필요해요. 흙으로 작업하며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슬럼프가 오고,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만든 작품이 완성되면 또 다른 작업을 하고 싶어져요.” 그렇게 고난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아내고, 완성된 작품에서 느끼는 성취감을 발판 삼아 끊임없이 도전해 나간다.

그는 도에서 40년간 예술 활동을 이어오며 최근에는 전 세계를 무대로 작품 활동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전시를 연데 이어 오는 4월에는 LA에서 열리는 단체전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전시는 도산 안창호 기념관 건립을 위한 모금 행사로, 그의 작품 세계를 더욱 널리 알릴 기회가 될 것이다. 그의 을사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완숙 作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