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이사회를 열고 5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정선아리랑제’를 9월25일부터 나흘간 개최하기로 했다. 50년전인 1976년 역사적인 첫번째 정선아리랑제는 ‘새 정선 건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항해를 시작했다. 그때도 개막일은 9월25일이었다. 구호에서 알 수 있듯이 초기의 정선아리랑제는 정선아리랑의 보존과 전승을 통한 정선군의 발전 그리고 군민화합에 방점을 찍고 있었다. 건전가요 경연대회가 열린 것을 비롯해 제전과 백이산신령굿, 시가행렬로 꾸며진 전야제를 시작으로 경창대회와 특산물전, 난장, 백일장, 씨름대회, 무용발표회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램 가짓수의 다양함을 놓고 보면 현대의 지역축제와 견줘도 손색없는 ‘향토민속종합축제’의 모습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 봉양국민학교(현 봉양초)를 메인무대로 한 제1회 행사는 정선국민학교, 정선종합고등학교 등 지역의 학교시설을 활용하는 소규모 지역축제의 형식이었지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 예술인들의 열정이 더해지면서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선아리랑제는 지역 축제에서 강원도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했다. 강원도의 자연 경관과 어우러진 정선아리랑의 매력을 살려, 축제는 국내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1984년에는 정선아리랑의 학술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며, 정선아리랑이 가진 음악적,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는 기회가 되었다. 1990년대에는 축제의 규모가 더욱 확대되었고,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도입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정선아리랑과 현대 음악의 접목, 전통 춤과 퍼포먼스를 결합한 무대가 있다. 또한, 지역 농특산물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장터가 열리면서 축제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이후, 정선아리랑제는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한층 더 발전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과 아리랑을 주제로 한 전시회, 영화제, 연극 등이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추가되었다. 이 시기에 정선아리랑제는 단순히 공연과 경연 중심의 축제를 넘어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종합 문화 축제로 변모했다. 특히,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정선아리랑 VR 체험, SNS를 통한 홍보 캠페인, 정선아리랑을 리믹스한 EDM 공연 등은 정선아리랑제를 과거와 현재를 잇는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또 축제는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며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주민들이 직접 아리랑 공연에 참여하거나, 아리랑의 가사 공모전에 응모하는 등 축제는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정선아리랑제는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2년 정선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국제적인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이를 계기로 정선아리랑제는 해외 문화예술단체와 협력해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또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정선아리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등 정선아리랑제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50년의 세월 동안 정선아리랑제는 전통문화를 보존하며 현대적 감각을 더한 창의적인 축제로 발전해왔다. 정선군의 지원과 군민들의 헌신과 열정, 그리고 세계와 소통하려는 노력 덕분에 정선아리랑제는 이제 명실상부한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고 있다. 앞으로의 50년, 정선아리랑제는 더욱 풍성한 콘텐츠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지역과 세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