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가을이다. 설악산 입구인 인제군 북면 용대관광지 가을꽃 축제장에 핀 국화꽃들이 절정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길고 긴 여정을 돌고 돌아 온 인생을 자연에 묘사한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를 읊조리는 시간도 가져본다.
인제에서 올 여름 처음 시도된 ‘캠프레이크 페스티벌’에 이어 이번 ‘가을꽃축제’까지 두 번의 축제를 본 느낌은 미래 관광자원으로 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축제 자체의 퀄리티를 따진 것이 아니다. 최고의 단풍 명소인 인제 내설악, 국내 최대 규모의 호수인 소양호가 각각 축제의 배경이 된 것 자체 만으로도 미래 관광 활성화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두번째로 넓은 면적을 자랑하듯 축제장의 규모가 매우 광활하고 넓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가을꽃축제장이 열린 북면 용대관광지 면적은 63만㎡이다. 여기에는 명품 소나무숲도 10만㎡ 가량 포함돼 있다. 캠프레이크 페스티벌이 열린 남면 빙어호 일대는 무려 230만㎡에 달한다. 축제장이 넓다는 것은 그만큼 앞으로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의미가 된다.
백담계곡 트램 설치 계획을 듣고, 여름 소양호에 띄워진 요트를 타면서 그동안 바라만 봤던 설악산과 소양호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광자원적 가능성을 보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제군은 축제장 일대에 관광인프라 시설을 확충해 4계절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현재 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북면 용대리 일대를 꽃으로 뒤덮는 ‘용대 지방정원’을 준비하고 있다. 총사업비 195억원을 들여 온실과 생태관광 지원센터, 4개의 주제정원과 우수작가들의 작가정원 등이 꾸며질 예정이다.
겨울 빙어축제와 여름 캠핑축제가 펼쳐지는 소양호 일원은 올해까지 ‘빙어 체험마을’과 ‘명품생태화원’ 조성사업을 마무리하고, 소양호수 산책로(1.5㎞)와 전망대 1개를 설치하는 소양호수권 테마거점지역 조성사업에 돌입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모든 추진 계획들이 2027년말 ‘서울-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의 인제역(원통) 및 백담역 개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2017년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뚫린 이후 국도 44·46호선의 주변으로 상경기 침체 상황이 깊었다. 동서고속화철도의 인제·백담 두개의 역은 인제 관광의 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인제군은 민선8기 반환점을 돌며 철도 개통에 대비한 역세권 개발사업과 관광사업을 위해 조직을 3국 체제로 확대하고,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 지역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만큼 할 일도 많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복합환승센터, 호수권 시티투어, 귀농귀촌 거점주거단지 등 목적형 관광지 육성을 위한 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 상권 양대축인 인제와 원통 시가지의 도시통합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불꺼진 인제·원통의 밤을 다시 밝혀 내야 한다. 정자리 인제지역 첫 골프장을 비롯한 관광단지 추진, 지역 유명 관광지를 연결하는 편리한 교통체계를 만들고 오색 케이블카의 내설악 연장 및 소양호를 활용한 유람선 운영 등 장기적 관광 활성화 방안까지 미래 관광 트랜드를 이끌어 갈 폭넓은 시각과 준비가 필요하다.
42년째 이어지고 있는 지역 대표 향토문화축제 ‘합강문화제가 지난 12일 인제천연잔디구장에서 6개 읍·면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축제의 주제는 ‘7만 인제! 100년 미래 도약!’이었다. 합강제의 주제처럼 군은 앞으로 천혜의 산과 호수를 활용해 100년 미래를 이끌어 갈 관광도시 기반을 조성하고 1,000만 관광객 유치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약속을 가시화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