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9일 "무능과 실정을 감추기 위해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이념전쟁을 선동하기 위해 독립전쟁 영웅을 부관참시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6일 "육사 정체성을 고려할 때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육사에서, 특히 생도교육의 상징적인 건물 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며 이들의 흉상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내 홍 장군 묘역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 대표는 "홍범도 장군은 모든 국민이 기억하는 봉오동 전투 승리를 끌어낸 전쟁영웅"이라며 "박정희 대통령은 훈장을 수여했고, 박근혜 정부는 해군에 홍범도함을 명명해 홍범도 장군을 기리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 독립 또는 대한 해방을 보지 못하고 2년 전에 이국 땅에서 쓸쓸히 스러져가신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문재인 정부는 2년 전에 겨우 모셔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책략을 도모하기 위해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제거하고 서훈에 대해서 조사한다고 하는 황당무계한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흉상 철거는) 결코 대한민국의 역사와 우리 국민들이 용서하지 못할 매국 행위라고 생각된다"며 "지금 즉시 철회하고 홍범도 장군에 대한, 독립운동과 독립전쟁에 대한 훼손을 멈추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육사 충무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흉상이 설치돼 있다.
국방부는 용산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하게 될 경우 독립운동사를 연구한 외부 권위자들과 협의가 필요한 건 아니라고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군 내부적으로 판단해서 결론 내려질 수 있으면 굳이 외부 학계와 협의는 필요 없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군 내에도 역사나 전쟁사를 연구하는 교수와 학자, 연구기관이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육군사관학교 내 홍 장군 흉상 철거 문제에 대해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관련 입장문'을 배포할 때 교육계나 역사학계의 별도 조언을 받았는지 여부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입장문에는 홍 장군이 '자유시 참변과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 있다',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논란이 있다'는 등 역사적으로 논쟁이 될만한 부분이 다수 포함됐다.
전 대변인은 해당 입장문을 작성할 때 근현대사나 독립운동사 전공자가 참여했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제가 확인을 해봐야 되겠다"며 "국방부 정책실 등 관련 부서에서 받은 입장을 정리한 자료"라고 답했다.
아울러 전 대변인은 교내 흉상 철거를 추진하는 육사가 홍 장군에게 수여한 명예졸업장도 회수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답변드릴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육사는 2018년 6월 7일 '봉오동전투 전승 98주년 기념 국민대회'에서 육군사관학교장 명의로 홍범도 장군에게 명예졸업장을 추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