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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고독사 위험군 152만명

고독사(孤獨死)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 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시신이 발견되는 죽음이다. 홀로 죽음을 맞는 사람 중에는 스스로 주위의 도움을 거부하는 관계를 단절하는 ‘은둔형 고독사’가 흔하다. ▼서울시는 2022년 10월부터 총 12만 가구를 대상으로 사회적 고립 위기 가구 발굴을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명예사회복지공무원’ 2만6,000여명이 고립 가구 지원과 발굴에 참여 중이다.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도시락 배달과 세탁 서비스 등을 확대하고, 편의점과 미용실 등 지역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활 쿠폰을 제공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부터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등장했다. 일본은 지자체마다 다양한 고독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나가노현 야스오카무라(村)에서는 공무원들이 1,000엔(약 1만원)어치 술과 마른안주를 사서 독거노인 집을 수시로 방문한다. 당초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노인들을 위한 방안이었는데 지금은 고독사 대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쿄의 고토구는 만성질환이 있는 65세 이상 독거노인 집에 긴급 호출 버튼을 설치했다. 홋카이도 구시로시에선 ‘독거 고령자에게 말 걸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근 주민과 교류가 적은 70세 이상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구시로시에서 요구르트 판매점에 주 2회 자택 방문을 위탁하는 것이다. ▼고독사는 우리에게도 심각한 사회 문제다. 2017년 2,412명이던 고독사는 2021년 3,378명으로 늘었다.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고독사 위험군은 152만여명으로 추정됐다. 전체 인구의 3%에 해당하는 수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처음 실시한 ‘고독사 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빈부와 귀천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인간의 죽음은 궁극적으로 고독사일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존엄하게 죽는 것 또한 인간의 권리다. ‘존엄한 고독사’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복지 지원체계 마련의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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