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통일강원연구원이 최근 첫 학술지 '평화들 Peaces' 창간호를 발간했다. '평화'를 둘러싼 지역에서의 문제의식을 확장시키고, 강원도의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기 위한 시도다. 학자들 뿐 아니라 현장 활동가들까지 포함된 연구자들이 모여 대담을 하는 코너 '쿼바디스, 피시즈' 와 평화의 적극적 실천을 모색하기 위한 '평화하자' 까지, 학술지답지 않은 대담한 구성을 꾸린 주인공은 송영훈 통일강원연구원장과 이동기 편집위원장, 그리고 9명의 편집위원들이다. 통일부에서 지원받은 통일교육선도대학 자금, 교육부의 국립대학육성사업 자금은 학술지를 만들기 위한 토대가 됐다.
송 원장은 학술지의 방향과 관련해 "학술지이되, 오디언스를 학자들로만 한정하지 않고 대중들로까지 넓히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그동안 학술장에서만 맴돌던 평화 담론에서 벗어나, 실천적으로 시민의 삶에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논의를 만들겠다는 결의다. 이와 같은 송 원장의 다짐이 잘 드러나는 코너가 '쿼바디스, 피시즈'다. 이번 호에서는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 교수, 백지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이성용 뉴질랜드 오타고대 교수, 조영철 전북대 교수, 주윤정 부산대 교수가 대담에 참여하고, 편집위원장인 이동기 교수가 질문을 던졌다. 평화 연구의 동향에서 '다양한' 관점을 어디까지 수용할지까지, 학문 경계와 현장을 넘나드는 다양한 토의가 이어졌다.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코너는 '로컬평화'다. "모든 평화는 지역에서 시작되지만, 지역의 이야기는 단순히 그 지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라는 송 원장의 지론이 담긴 코너다. 송 원장은 이와 관련해 "하나의 지역 이야기에서 보편적인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며 "지진 문제와 같은 자연재해부터 강원도가 고심하는 규제 문제까지, 하나의 지역에서만 존재하는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 4.3사건과 강원도의 사북항쟁, 광주 민주화운동까지, 모든 지역적인 의제에는 문제의식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이 있으며, 모든 지역 문제는 '지역적인 동시에 보편적인'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학술지는 향후 어떤 담론을 만들어나가게 될까. 송 원장은 "강원도의 이야기를 강원도가 해야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가 얼마나 보편적으로 읽힐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히고, "우리에서 그들로, 그들에서 우리로 교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년 안에 한국연구재단 등재 후보지로 발돋움하고, 다른 생각들이 공존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