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삼(납북귀환어부 피해자·속초)씨=15살에 배에 올랐다가 납북됐다. 이런 장소에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금강산에서 2개월 동안 숙식을 했고 평양에서도 있었다. 200여명이 북에 잡혀 있었다. 당시 남북적십자회담이 열리고 있었는데 북으로 우리 중앙정보부장이 왔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업을 하다 북에 잡혀간 줄만 알았다. 그런데 북은 당시 사회주의 실상을 보여주며 홍보하고 우리 정부는 납북적십자회담의 성과로 우리를 활용하며 마치 짜고치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북은 우리를 잡아가고 우리 정부는 의도적으로 방치한 것 아닌가. 적십자회담을 위한 거래, 정치적 옵션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우리가 납북됐던 1971~1972년의 사건들은 의도적이었다고 강조하고 싶다. 15살 때 같이 납북됐다고 고문받고 폭행당한 아버지뻘 선원들은 큰 고생을 하시다 모두 돌아가셨다. 진실화해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우리의 명예회복을 돕지 않으면 힘들다. 이렇게 나와서 말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세상은 정말 아름답지만 단지 욕심이 눈을 가려서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