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익 미끼 2,600여명 모집
범죄 수익금만 83억원 달해
강원청 “이용자도 처벌 주의”
선물(先物) 거래로 20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2,600여명의 회원을 모으고 온라인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경찰청은 무허가 사설 HTS(온라인 주식 매매 시스템) 프로그램을 이용해 2년9개월간 1,000억원대 규모의 도박 공간을 운영한 혐의로 총책 A씨 등 43명을 검거하고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이 범죄로 거둔 수익금만 83억원에 달했다.
■고수익 미끼 회원가입 유도=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8년 7월부터 올 4월까지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은 사설 선물 거래 사이트를 만들고 2,600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미끼는 ‘고수익 보장'과 ‘까다로운 절차 없이도 소액 선물 투자 가능'이었다.
자본시장법상 거래소에 증거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선물 거래를 할 수 없음에도 자체 HTS에 가입하면 가능하다며 현혹했다. 자체 HTS는 최대 20배 수익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사행심을 조장했다. 하지만 자체 HTS는 선물 지수 등락과 실시간 연동되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것일 뿐 실제로 선물 상품에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선물 지수 예측이 어려운 대다수 회원은 손실이 발생했고, 원금을 찾기 위해 고배당에 투자하며 손실금이 더 커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회원 손실금이 피의자의 수익=통상적으로 선물거래를 중개하는 증권사는 수수료로 운영되지만, 무허가 사설 투자업체는 회원들의 손실금으로 운영됐다.
총책 A씨는 회원 모집을 위해 유명 BJ에게 성과급을 제안했다. 범죄에 가담한 모집책 28명은 인터넷 방송, 선물옵션 정보 커뮤니티의 운영자로 활동하며 ‘투자 안정성이 높은 업체'라고 홍보했다. 이렇게 끌어들인 회원이 베팅해 잃은 손실금의 30~50%를 받아 챙겼다. 피의자들은 범죄 수익금을 유흥비 등으로 탕진했다.
경찰은 총 83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금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몰수 추징 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사설 선물 거래 업체 운영은 현행법상 도박공간 개설로 처벌되고, 이용자도 도박 행위자로 처벌 될 수 있다”며 “고수익을 보장하는 광고글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선물거래
미래의 특정 시점에 재화나 금융상품(주식·채권·주가지수·외환 등)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매할 것을 현재 시점에서 약정하는 거래, 미래의 가치를 사고 파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