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춘천시 홈경기 불허…강원FC 시즌 최종전 몰수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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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예정 수원전 홈경기

잔디 상태 등 이유 개최 또 제동

같은 날 강릉서도 K3 리그 열려

경기장 변경도 사실상 불가능

구단 “경기 포기 무책임한 행동”

시 “충분히 논의 후 결정할 것”

강원FC가 올 시즌 춘천에서 치러질 마지막 홈경기에 나서지 못해 몰수패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경기장 사용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춘천시가 좋지 않은 잔디 상태 등을 이유로 홈경기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프로축구 출범 이후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올 시즌 강원FC는 춘천에서 5월10일 FC서울과의 개막전을 치른 이후 모든 홈경기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진행했다. 춘천시가 경기장의 잔디 보수 공사를 진행함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후 강릉에서 앞당겨 치른 홈경기 일정을 하반기에 전부 춘천에서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사 일정은 더뎠고 6월 중순이 지나서야 시작하게 됐다.

설상가상 8월까지 이어진 긴 장마와 태풍으로 심어 놓은 잔디 곳곳이 파였다. 심한 곳은 맨바닥을 드러낼 정도였고 곰팡이가 핀 벽처럼 상했다. 이에 춘천시는 부랴부랴 지난달 초 훼손 부분을 보식하고 잔디 활착에 추가 공사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같이 예상보다 공사 일정이 길어지면서 구단은 춘천시의 요청에 따라 오는 16일 춘천에서 예정됐던 인천과의 파이널B 3라운드 홈경기 일정을 최근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협의해 강릉으로 급하게 변경하게 됐다. 문제는 강원FC의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가 펼쳐질 31일 경기 일정을 놓고 춘천시가 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날 강원이 홈경기를 포기하고 공사를 계속한다면 내년에 정상 운영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춘천시의 입장이다.

오히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구단이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날 1시간 간격을 두고 강릉시청축구단이 홈에서 K3리그 최종전을 펼친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겹쳐 강원이 강릉으로 이동하는 건 불가능하다. 또 강원의 상대인 수원이 이미 춘천에 선수단 숙소를 잡아놓은 상태다. 이렇게 강원이 버젓이 홈구장이 있어도 경기를 치르지 못해 포기할 경우 연맹 경기규정(제33조)에 따라 0대3 패배로 간주, 몰수패를 당하게 된다.

경기장을 관리·운영하는 춘천도시공사 측과 구단 경기운영 담당자는 아직 시간적인 여유를 감안해 충분히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춘천도시공사와 구단 관계자는 “현재 절반 이상 잔디가 회복됐다. 2주 이상이면 무리 없이 경기 진행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홈경기 이점을 살리지도 못하고 포기한다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고 시·도민구단의 부끄러운 민낯”이라며 “이날 한 번의 경기 진행이 잔디 생육조건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잔디가 훼손될 경우 추가 비용 투입도 부담돼 관리 차원의 판단이었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ji1@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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