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혜 비경 그대로 '금강산 가는 길'
우리나라 빼닮은 경이로운 한반도섬
소양호 따라서 구불구불 '꼬부랑길'
병풍처럼 둘러싸인 사명산 줄기 장관
손때 묻지 않은 원시림 흙길 밟으며
어지러운 속세 피해 지친 심신 달래
수복지구인 양구는 사명산과 봉화산, 대암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비경과 소양호, 파로호 등 산과 호수가 잘 어우러진 '힐링'의 고장입니다. 그래서 전쟁의 상흔을 딛고 안보 및 생태관광과 스포츠의 도시로, 4계절 내내 도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금강산 가는 길' 등반 코스는 6·25전쟁 이후 60여년간 민간인들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아 천혜의 비경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지요. 내금강에서 발원한 수입천 상류 계곡의 맑은 물줄기와 훼손되지 않은 원시림, 형형색색의 단풍, 섬뜩한 지뢰밭 등 곳곳에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어 도시인들의 힐링코스로 손색이 없습니다. 이곳은 내금강산으로 가는 최단 코스입니다.
파로호 상류에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습지내 조성된 한반도섬(사진)은 우리나라 지도를 쏙 빼닮은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제주도는 물론이고 울릉도와 독도까지 아기자기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또 '물 반 고기반'이라는 파로호의 낚시투어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여기에 소양호를 따라 이어진 일명 꼬부랑길(구 국도 46호선)은 병풍처럼 둘러싸인 사명산 줄기의 풍광과 호수의 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확 트인 광경이 펼쳐집니다. 사실 꼬부랑길은 소양강댐이 건설된 뒤 40여년간 양구와 춘천을 오가는 유일한 도로로, 주민들의 애환이 곳곳에 서린 곳이기도 합니다. 구불구불한 협곡의 풍광이 빼어나 자동차 드라이브나 트레킹, 라이딩 코스로 제격입니다.
세계적인 화가인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수근미술관과 선사박물관 등 크고 작은 문화공간도 빼놓을 수 없는 양구의 자랑입니다. 그래서 이곳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천혜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느림의 미학으로 가득한 아날로그 여행을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요즘처럼 신경 쓸 것이 너무나 많은 이때, 속세를 피해 양구에서 조용히 하루를 보내시는 건 어떨까요. 물론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는 필수입니다.
글=정래석기자 redfox9458@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