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이태원, 홍대 등 산발적 감염 양상…지역사회 ’조용한 전파’ 이미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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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의 집단감염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홍대 주점에 방문했던 20대 남성도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산발적인 감염 양상이 나타나면서 지역사회 내에 이미 ’조용한 전파’가 시작된 게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확진자는 12일 기준 102명으로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규모(169명)에 이어 수도권에서 두번째로 많다. 그러나 최근 일어난 코로나19 확산은 앞서 발생했던 집단감염 사례와는 다른 전파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병원, 콜센터 등에서 일어난 기존 집단감염은 한 집단의 동일한 사람들이 여러 차례 접촉하며 전파가 이뤄졌지만 클럽발 집단감염은 ’불특정 다수’가 어느 시점에서 한 공간에 모여 전파가 진행됐다.

첫 확진자 발생 6일 만에 100명의 확진자 수가 넘어선 상황을 봐도 클럽 안에서 ’한 사람’이 전체를 감염시켰다고 보기 어렵고 ’복수의 감염원’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집단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용인 66번 환자가 방문하지 않은 ’메이드’ 클럽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거나 홍대 주점을 방문한 20대가 이태원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집단감염이 지역사회 감염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클럽이 시작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지역에서 이미 전파가 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집단감염의 가장 큰 특징은 확진자들이 하나의 ’집단’에 묶여 있다는 건데 현재 클럽발 확진자들을 보면 집단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전파가 지역사회 어딘가에서 이미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어 퍼져있는 상황을 염려해 두고 있다. 황금연휴에 앞서 지역 곳곳에서 전파가 진행되다 클럽 등 다수가 밀접한 공간에 코로나19가 침투하고 그 중 한명이 발견되면서 줄줄이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최악은 지역사회에 이미 많은 전파가 이뤄진 후에 지금에서야 늦게 발견된 상황일 것이다"며 "감염된 사람을 하루라도 빨리 발견해서 추가 전파를 막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영 기자·하다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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