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산림교류 독자적 추진
2021동계亞게임 공동개최 목표
우수한 양묘·방제기술로 차별화
DMZ 공동발굴·금강산길 개방
철원 궁예도성 발굴 정치권 관심
금강산관광 재개 지역 회생 기반
'평양공동선언'의 주인공은 단연 '강원도'였다. 세계 유일의 분단도의 수장이자 남북대화의 물꼬가 된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이끈 최문순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해 강원도 차원의 남북 교류 사업을 구체화했다. 정부 및 타 시·도 간 주도권 경쟁도 시작됐다.
■2021동계아시안게임…남북 공동 개최 올림픽 전초전=도가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스포츠'다. 2021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가 눈앞의 목표다. 도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시설 사후 활용과 지속적인 도 발전을 위해 남북 공동 개최를 추진해 왔다.
최문순 지사는 방북 직후 “선언문에 동계아시안게임 공동 개최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기에는 남북 모두 부담이 있었다”며 “하지만 선언문이 매우 포괄적으로 돼 있는 만큼 도가 추진하는 2021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 개최도 힘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8월 최 지사는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 참관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25일부터는 북한선수단이 참여하는 강원도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가 도내에서 열린다.
■철원 궁예도성 남북 공동 발굴…역사·문화 교류 중심=DMZ(비무장지대)는 강원도가 갖고 있는 최대 자원이다. 수십 년간 잠들어 있던 문화재와 유적 발굴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평양공동선언문'에 담긴 태봉국 궁예도성의 남북 공동 발굴 사업이 대표적이다. 역시 선언문에 명시된 'DMZ 평화지대'의 유력 후보지로도 거론된다. 이미 남북은 철원 DMZ 일대에서 지뢰 제거작업을 시작했다. 정치권의 관심도 높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수차례 철원 궁예도성 일대를 방문해 현장을 시찰하고, 예산 지원 문제 등을 논의했다.
■설악~금강산 잇는 관광벨트 세계적 명소로 우뚝='평양공동선언'은 강원도에 뜻밖의 선물을 안겼다. 설악~금강산 권역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해 세계적 관광지로 육성하는 동해관광공동특구가 포함됐다. 남북 정상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특구 지정 등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금강산 관광도 마찬가지다.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관광1번지인 도의 위상을 재확인하게 된다.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설치도 유력해 고성 등 접경지역 시·군의 '잃어버린 10년'을 치유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원도만 할 수 있는 독자적인 산림 교류=산림분야는 강원도만의 독자적 성과가 기대되는 분야다. 수년 전부터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준비한 도 차원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도가 북한에 보낼 수 있는 나무는 소나무와 낙엽송 등 약 50만 그루다.
북측이 일단 도의 양묘지원 사업 자체는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언제든 재추진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도는 일단 해당 묘목의 생장을 정지시키고 내년 초 북측과 다시 접촉할 계획이다. 도는 그동안 북강원도 산림 지원사업을 추진해 왔다. 병충해 방제사업을 오랫동안 진행해 온 데다 묘목 증식 기술 등에 강원도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어 타 시·도와 차별화된 대북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과 기후가 비슷하다는 점도 이점이다.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교육계에서도 본격적인 남북 교류를 준비중이다. 앞서 올 8월 강원대와 평양과학기술대는 교류 체결 10년을 맞아 본격적인 남북 대학 교류 실무 논의를 재개했다. 특히 2008년 교류 시작 당시 농·생명 분야에 집중됐던 교류 분야는 축산과 산림·의료·공학 등으로 확대됐다.
원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