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남북협력시대 대륙진출 전진기지]자가용 몰고 아시안하이웨이 통과 전세계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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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국도 속초에서 양양 방면 양양농공단지 앞 아시안 하이웨이 이정표.

동해북부선 철도·아시안 하이웨이

남북 정상 동해선 연내 착공식 합의

고성~제진구간 예타면제 추진 필요

아시안하이웨이 32개국 연결 14만㎞

국내 노선 완공 … 21세기판 실크로드

기차를 타거나 자가용으로 북한은 물론 대륙을 넘어 유럽까지 달릴 수 있을까. 머릿속에서만 그려지던 '꿈의 철도'와 '꿈의 도로'가 북방교류 및 대륙의 관문인 강원도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남북정상이 지난달 평양에서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연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하면서 실현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북한과 유럽, 북방경제권으로 연결될 동해북부선 철도는 단절 구간인 강릉~고성 제진 간 104㎞ 건설만 남겨두고 있고,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아시안 하이웨이(Asian Highway) AH1과 AH6 2개 노선 가운데 부산에서 출발해 국도 7호선을 따라 고성까지 연결되는 AH6 노선은 동해안 최북단 명파리까지 이미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대륙과 육상 교통·물류망이 연결될 경우 중국의 동북3성,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으로 대표되는 북방권역의 1억2,000만명의 거대한 소비시장이 열리게 된다.

각종 국책사업의 변방에 머물렀던 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 화해와 교류, 한반도 평화의 중심지로 우뚝 서고 있다. 특히 동해안이 한반도 신성장 축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도내 지자체들은 문재인 정부가 구상 중인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핵심인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DMZ 환경·관광벨트와 동북아시아 경제공동체 등 신북방정책 등과 연계한 사업 발굴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동해북부선 철도=남북의 화해와 협력, 통일의 상징을 넘어 유라시아 경제권과 직접 연결된다는 점에서 정치·경제적 파급효과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경의선은 북한의 심장인 평양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북한이 정치적으로 큰 부담을 가질 수 있어 그 실현 시기를 점칠 수 없지만 동해북부선은 사정이 다르다.

평양에서 거리가 먼 동해안을 따라 두만강 유역까지 연결돼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정치적 부담이 덜하고, 원산과 금강산을 국제관광지대로 개발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등 북한의 경제 재건에도 큰 도움이 되는 노선이기 때문이다.

동해북부선 철도 가운데 고성 제진에서 북한 온정리까지 25㎞ 구간은 2005년 남북철도협력사업으로 개통해 시험운행까지 마친 상태다.

남은 구간은 강릉~고성 제진 104㎞ 구간이다. 2016년에 확정된 제3차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됐으나 경제성 등을 이유로 착공되지 않은 채 장기 검토 구간으로 남아 있다.

지난달 남북정상이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 위해 연내 착공식을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토부는 해당 구간의 선로 구축 비용을 2조3,49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북협력사업으로 추진하면 예비타탕성조사 면제로 착수 시기를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기존 노선 폐지, 국토교통부의 새로운 계획 노선 확정 등 업무가 이원화돼 있어 부처 간 유기적인 협조가 절대적이다.

■아시안 하이웨이=양양에서 속초 방면 국도 7호선을 달리다 보면 '아시안 하이웨이 AH6-한국·러시아(하산)·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라는 문구가 적힌 커다란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국토교통부가 아시안 하이웨이를 구축하기 위한 상징적인 첫 사업으로 2006년부터 국내를 통과하는 노선을 표시한 것이다.

아시안 하이웨이는 아시아를 출발해 중동을 거쳐 유럽까지 드넓은 대륙을 연결하는 국제도로망으로 21세기판 실크로드로 평가받고 있다. 아시아 32개국을 8개 간선과 58개 지선 등 모두 66개 노선에 길이만도 14만㎞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1호선(AH1)과 6호선(AH6) 등 2개 노선이 통과한다.

도를 통과하는 노선은 AH6 노선이다. 부산을 기점으로 7번 국도와 동해고속도로를 따라 고성을 거쳐 북한 원산~두만강~러시아로 연결된다.

동해북부선 철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되는 것과 맞물린다. AH6 국내 노선은 2015년 고성군 현내면 대진리에서 최북단 명파리까지 7번 국도 5.1㎞ 구간이 왕복 4차선으로 개통되면서 모두 연결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동해안이 한반도 및 동북아 경제공동체 형성을 위한 신성장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도는 물론 경북 등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국가 간 초국경 연계·협력에 대비해 국토 및 지역발전 전략계획 재정립 등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승만 강원연구원 박사는 “고성지역의 경우 산업, 비즈니스, 관광, IT 등이 융합된 동해안 북부권 복합물류기지가 조성될 수 있도록 동해북부선 철도 노선이 그려지기 전에 물류, 유통, 출입국 관련 시설 등에 대한 공간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성=권원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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