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남북협력시대 대륙진출 전진기지]싱싱한 강원특산물 열차로 북한 거쳐 유럽까지 진출

◇용산~원산을 잇는 223㎞의 '경원선'은 1914년 개통했지만 남북 분단으로 60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경원선 복원사업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핵심사업이다. 왼쪽 사진은 철원 백마고지역과 열차, 오른쪽 사진은 철원군 민간인통제선 내 끝 지점인 옛 경원선 월정리역에서 6·25전쟁 당시 파손된 기차와 표지판을 바라보는 관광객. 강원일보 DB·연합뉴스

한국~유럽철도 연결 물류비·시간 절반 단축

철원 경원선·금강산선 복원

철원군 백마고지역에 세워진 '철도중단점'은 남북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용산~원산을 잇는 223㎞의 '경원선'은 1914년 개통했지만 남북 분단으로 60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우리나라는 용산~철원, 북한은 평강~원산까지 각각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백마고지역 신규 개통에 이어 군사분계선까지 11.7㎞ 구간을 복원하는 사업이 추진됐지만, 남북 관계 경색으로 2016년 이후 중단된 상태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백마고지역 한쪽에는 통일과 남북 교류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북녘하늘 우체통'이 세워져 있다. 이 같은 바람이 하늘에 닿은 걸까. 최근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 등 한반도 훈풍을 타고 경원선 복원이 탄력을 받고 있다.

경원선 복원사업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핵심사업이다. 철원군민들은 경원선 복원을 위해 2003년부터 청와대와 국회 등으로 청원을 넣었다. 2007년부터 신탄리역과 백마고지역을 잇는 사업이 시작돼 2012년에 완공됐다. 2015년에 추가 복원 사업이 추진됐으나 2016년 중단됐다. 경원선은 복원이 완료되면 6·25전쟁 전에 철원 등 강원도 산물이 원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전해지는 물류거점 모습을 되찾는다.

경원선 복원과 함께 이와 연계된 금강산선 복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금강산선은 경원선 철원역에서부터 내금강역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철도였다. 1924년 철원역~김화역 28.8㎞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1931년 내금강역까지 116.6㎞ 구간이 완전 개통됐다 6·25전쟁 이후 폐선됐다. 1936년 한 해 철도를 통한 금강산 관광객은 15만4,000명에 달했다.

금강산선은 철원역에서 금강산의 내금강역으로 이어지는 116.6㎞의 민자철도로 1931년 7월부터 1944년까지 운영되며 서울에서 금강산까지 수많은 관광객을 실어 날랐다. 철원에서 내금강에 이르는 전 구간의 복원사업에는 1조8,00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전망이다. 철원군 관계자는 “배로 무역을 하는 시간과 비용보다 경원선 등을 통해 유럽으로 연결하는 철도 물류 시간과 비용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면서 “길이 이어지면 물자가 오고가고 사람이 왕래한다. 남북경협의 중요 분야 중 하나가 경원선 복원 등 철도에 있는 이유”라고 했다.

춘천~원산, 평양~원산보다 짧아 … 동북아 물류 핵심노선

춘천~철원~원산 고속도로 신설

경원선 복원과 함께 춘천~철원~원산 고속도로 신설은 남북 경협의 중요 이니셔티브다. 최문순 지사는 민선 7기 취임식에서 중앙고속도로의 철원, 원산 연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도 올 6월 춘천에서 열린 북방경제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정부가 춘천~철원~원산 고속도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춘천~철원 고속도로는 춘천시 사북면~화천군 하남면~철원군 근남면까지 연결하는 총 63㎞ 구간이다. 춘천~원산 고속도로가 연결되면 통일 시대 한반도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동북아 물류 이동의 핵심 노선이 된다.

북강원도 원산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북한의 관광·무역 중심지라는 중요성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고향이기도 한 원산은 현재 갈마해안지구에 신도시 버금갈 정도의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김 위원장이 올 5월 북미정상회담 전 현지를 찾아 사업을 독려하기도 했다.

철도와 고속도로 모두가 연결되는 북강원도 원산시는 춘천과 180㎞(직선거리), 서울과는 230㎞ 떨어져 있다.

춘천~원산 180㎞는 평양~원산의 190㎞보다 짧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3~2017년에는 원산지구를, 2018~2025년에는 금강산지구를 국제관광지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북강원도 면적은 1만1,091㎢로 (남)강원도의 1만6,827㎢보다 작다. 도내 인구가 146만명이었던 2010년 당시 북강원도 인구는 147만명이었다.

원산시는 45개 동, 14개 리로 구성됐으며 전체 면적은 속초시(105.3㎢)의 3배인 314.4㎢다. 이 중 시가화된 면적은 전체의 18.5%인 57.3㎢이며 농지가 20.2%, 초지·산림이 56%를 차지하고 있다. 시가화 구역은 65%가량이 해안가에 분포됐다. 원산은 1914년 평양~원산 간 철도와 중국 선양~원산 간 철도가 개통되면서 동부지역의 물류 중심지로 발전했다. 평양~원산, 원산~금강산 고속도로 외에 중국·러시아와의 국경지역에 위치한 나선~원산, 김화(철원)~원산, 원산~고성을 연결하는 1급 도로가 개설돼 있다. 철도는 함흥·평양, 평강(경원선), 고성(동해선)의 세 방향의 노선이 개설돼 있다.

철원=이정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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