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新관광상품 만드는 청년창업]학생·어르신 모두 즐기는 밴드문화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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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횡성 아일랜드 스튜디오

◇아일랜드 스튜디오 창업자인 아일랜드 리버의 멤버 송지형(사진 위쪽부터), 김수용, 정병훈씨(아래 사진)와 이들의 횡성한우축제 공연 모습.

횡성 한우축제 무대 꾸미고자

토박이 청년 4명 밴드 결성

'문화공간+교습' 수익 창출

남녀노소 회원 가입·단체강습도

올 목표 앨범발매 … 해외공연 꿈꿔

'불금(불타는 금요일)'인 지난 23일 저녁 횡성군 횡성읍 읍하로 31번길. 유리창 너머로 드럼이 보이는 상가 1층, 아일랜드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40㎡ 남짓한 공간에는 기타와 앰프가 곳곳에 놓여 있었고 부스 안에서는 서툰 드럼 소리가 들렸다. 창업자인 드러머 송지형(35)씨는 “수의사이신데, 직장이랑 집 말고는 갈 곳이 없다며 드럼 레슨을 등록하셨어요. 가끔 점심 때도 오세요”라고 말했다.

아일랜드 스튜디오는 횡성 토박이 청년들의 록밴드인 '아일랜드 리버'에 의해 5개월 전 문을 열었다. 아일랜드 리버는 횡성한우축제 직장인밴드 대회에 나가기 위해 2011년 가을에 결성됐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송지형씨, 식품회사에서 일하는 보컬 정병훈(34)씨, 기타리스트 이종무(34)씨, 김수용(31)씨가 멤버다. 밴드 이름은 횡성 '섬강'을 한 글자씩 영어로 옮겨 지었다. 정병훈씨는 “왜 지역 축제는 트로트 일색일까 아쉬운 생각에 새로운 사운드를 선보이고 싶었어요. 아일랜드 스튜디오도 그런 마음에서 문을 열었죠”라고 했다.

대회 1등 상금 100만원으로 평창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했다가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 눈에 띄었다.

그의 소개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역 혁신가 프로그램으로 스튜디오 창업을 했다. 문화공간을 지향해도 엄연한 수익 모델은 있어야 했기에 악기 교습을 시작했다.

◇위부터 보컬 정병훈씨가 스튜디오 교습생들과 공연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가리키며 웃고 있다.횡성 아일랜드 스튜디오의 상가 외관.

개업 당시의 염려와 달리 중학생부터 직장인, 70대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22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임대료, 전기세 등 적자를 면하는 손익분기점은 여유 있게 웃돌았다.

시골이라서 밴드 음악 수요가 적을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갑천면, 둔내면 등 귀농·귀촌인이 많은 지역에서 단체 교습 요청이 들어왔다. 소음 걱정 없는 전원주택에는 아예 드럼을 설치하고 마음껏 연주하는 가구도 적지 않았다.

그렇게 지역 내에서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지역 무대에 오를 기회도 많아졌다.

창단 초기에는 1년에 1~2번 무대에 서는 게 전부였지만 지난해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붐 조성 행사, 문화재단 행사 등에 초청돼 20여회 공연을 했다.

이들의 올해 목표는 첫 음반을 내는 일이다. 창업 멘토인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가 “밴드의 명함은 음반”이라고 강조한 말을 마음에 두고 있다. 지난해 녹음은 마쳤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수정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세 아이의 아빠인 보컬 정병훈씨가 “공연을 위해 해외에 나가보는 게 꿈”이라고 말하자 송지형, 김수용씨가 “그럴 일이 있겠느냐”며 웃었다.

하지만 세상사는 누구도 모르는 일. 어쩌면 횡성한우축제에 한우를 먹으러 오는 게 아니라 아일랜드 리버 공연을 보기 위해 오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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