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공약 경쟁, ‘비전’ 넘어 실현 가능성을 증명해야

읽어주는 뉴스

초연결 철도망 구축·민속박물관 유치 등
6·3 지방선거 막바지, 표심 잡기 최고조
예산 확보 방안·구체적 추진 일정 밝힐 때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여야 중앙당의 표심 잡기 경쟁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발표한 강원 지역 공약집은 그야말로 화려한 ‘비전의 성찬''이다. 민주당은 강원자치도를 ‘대한민국 북방경제 중심''으로 우뚝 세우겠다는 거대 담론을 던졌고, 국민의힘은 권역별 가려운 곳을 긁어주겠다는 ‘지역 맞춤형 인프라 확충''을 전면에 내세웠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양당이 지역 발전을 위한 고민의 흔적을 드러낸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선거 막판에 쏟아지는 공약들이 늘 그렇듯, 재원 조달이나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 빠진 ‘선거용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민주당의 공약은 강원의 지정학적 위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거시적 접근이 돋보인다. ‘사통팔달 강원''을 모토로 수도권과의 초연결 철도망을 구축하고, 호남과 강원을 잇는 이른바 ‘강호축''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은 오랜 기간 교통 오지로 소외받았던 강원인들의 염원을 정확히 짚었다. 여기에 K-방산 혁신 클러스터, K-바이오 클러스터, 동해안 에너지·물류 벨트 등 첨단 산업을 접목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도 방향성 면에서는 합당하다. 반면 국민의힘은 철저히 시·군별 현안과 주민 체감도가 높은 인프라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춘천의 K-Culture 콤플렉스 조성과 프로야구단 창단, 원주의 첨단의료복합단지 및 원주공항의 국제공항 승격 추진, 강릉의 국립민속박물관 유치 등은 각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다. 아울러 태백선 철도 직선화, 동서고속철 역세권 개발 등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직접적으로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양양 오색케이블카의 성공적인 준공과 고성 화진포 글로벌 관광 거점화 등 동해안권 개발 공약 역시 지역 경기 활성화라는 현실적 요구를 잘 반영했다. 하지만 이 모든 휘황찬란한 공약들 뒤에 숨은 ‘차가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여야가 제시한 공약들은 하나같이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의 천문학적 예산이 수반되는 대형 국책 사업이거나, 부처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난제들이다.

예컨대 국제공항 승격이나 프로야구단 창단, 고속도로 및 철도망 신설 등은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민간 자본 유치 없이는 첫 삽조차 뜨기 어려운 사업들이다.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가 선거가 끝나면 슬그머니 폐기되거나 무기한 연기되었던 과거의 나쁜 선례들을 강원인들은 기억하고 있다. 지금 강원자치도에 필요한 것은 선거 막판 표를 얻기 위한 일회성 선심성 공약이 아니다. 인구 소멸 위험을 극복하고, 규제에 묶여 있던 지역을 실질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전략''이다. 여야 중앙당은 거창한 구호를 외치기에 앞서, 자신들이 내놓은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예산 확보 방안과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강원인 앞에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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