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둔 시점에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선거 구도가 조기에 완성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17일 김진태 현 지사를 단수 공천하며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고,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1호 단수 공천’으로 확정하며 배수진을 쳤다. 여야 모두 경선 과정의 소모전을 최소화하고 일찌감치 일대일 대결 구도를 형성한 것은, 그만큼 강원자치도를 이번 지선의 핵심 승부처이자 상징적 지역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민의힘은 김 지사를 공천하며 그가 지난 4년간 다져 온 ‘추진력’과 ‘도정의 연속성’을 앞세웠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출범과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첨단산업 유치 성과를 인정해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는 취지다. 김 지사 역시 “도민과 함께한 발전은 계속된다”며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수성’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우 전 수석을 통한 획기적인 지역 발전을 약속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중앙 정치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정무적 감각을 바탕으로 인구 감소와 산업 전환이라는 강원특별자치도의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그를 전체 공천 후보 중 ‘1호’로 낙점한 것은 강원특별자치도를 변방이 아닌 핵심 전략지로 대우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현직 도지사와 거물급 정치인의 대결을 넘어, ‘강원특별자치도’라는 그릇에 어떤 내용을 채울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갈림길이다. 2023년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강원은 규제 혁파와 자치권 확대라는 명분을 얻었으나, 실재적으로 도민의 삶을 바꾸는 경제적 성과와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숙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따라서 여야 후보는 누가 더 정교한 정책과 실행력을 갖췄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김 지사는 지난 도정에서 불거졌던 갈등 요소들을 갈무리하고, 그간 주장한 ‘투자 유치’가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어떻게 이어질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우 전 수석 또한 중앙에서의 정치 이력을 넘어, 강원특별자치도의 고유한 정서와 접경지역·폐광지역 등 특수한 지역 현안에 대해 얼마나 깊은 고민과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를 증명해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위탁할 일꾼을 뽑는 축제의 장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중앙 정치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거나, 근거 없는 비방과 네거티브가 고개를 들 조짐이 보이고 있다. 여야 대진표가 조기에 짜인 만큼, 이제는 소모적인 정쟁이 아니라 그야말로 강원특별자치도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의 장’이 펼쳐져야 한다. 이제 지사 후보들은 강원인들이 특별자치도의 자부심을 현실로 바꿔줄 진정한 적임자가 누구인지, 후보들의 발걸음 하나하나를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