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방학 돌봄 공백 줄어들까?”…올 여름방학부터 단기 육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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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무회의 40건 법률 공포안 의결
고용보험법·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 등
연 1회 1~2주 단기 육아휴직 사용가능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이모(48·춘천)씨는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연차 계획표부터 다시 꺼내 들었다. 평소에도 학기 중 오후 시간과 방학 때마다 ‘돌봄 퍼즐’을 맞추느라 진이 빠지는데, 겨울방학 막바지와 새 학기 준비 기간은 특히 숨이 막힌다. 2년전 부터 본격 운영된 늘봄학교 덕분에 방학 동안에는 오후 늦게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지만, 정작 개학을 앞두고 학교와 늘봄학교가 동시에 ‘새 학기 준비’에 들어가는 1~2주는 돌봄 공백이 그대로 부모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씨는 “초등 저학년 아이 하교 시간이 오후 1~2시인데, 그 시각에 갑자기 아이가 갈 곳이 없어지는 셈”이라며 “늘봄학교가 있어도 개학 직전 1~2주는 운영을 안 하니, 배우자와 연차를 쪼개 써서 아이를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모(38·철원)씨는 올해 초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안내문을 받아 들고서야 ‘돌봄 공백’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어린이집·유치원에 다닐 때는 종일반을 신청하면 오후 6~7시까지 맡길 수 있어 맞벌이 부부가 퇴근해 데려오면 됐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교 시간이 오후 1~2시로 앞당겨지는 데다, 방과후학교나 늘봄학교를 신청해도 프로그램이 없는 날·시간이 생기고, 방학·연휴 전후에는 운영이 중단되는 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씨는 “방과 후와 방학 중 늘봄학교가 도입됐다고는 하지만 맞벌이 부모에게는 여전히 돌봄에 빈틈이 생긴다”며 “도시에 비해 사교육 인프라도 부족해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방학과 개학 사이, 하교와 퇴근 사이에 생기는 ‘틈새 시간’이 맞벌이 학부모에게는 가장 큰 돌봄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제도와 시설의 보호 그늘이 느슨해지면서 돌봄 책임이 다시 가정과 특히 부모 개인에게 쏠리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학부모들의 고민은 올 여름 방학부터는 다소 덜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1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고용보험법과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을 포함한 법률 공포안 40건과 대통령령안 38건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라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가진 근로자는 1년에 한 번 1∼2주의 단기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제도가 현장에서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최윤재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단기 육아휴직 도입은 아이 돌봄을 개인이 아닌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면서도 “실제 일터에서는 동료의 업무 부담이나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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