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라이프]지셈커피하우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에 위치한 지셈커피하우스 내부 모습.
◇에티오피아 커피향이 느껴지는 지셈커피하우스 내부 모습.
◇송희경 지셈커피하우스 대표가 에티오피아에서 가져와 매장 내에 전시 중인 제베나.

◇지셈커피하우스.

◇송희경 지셈커피하우스 대표

커피 향은 언제나 이야기를 품고 흐른다. 향과 풍미를 넘어 사람과 시대를 잇는 매개체로 활용되기도 한다. 철원의 한 카페에서 피어오른 향기는 먼 에티오피아의 시간과 맞닿아 있다. 한 잔의 커피 속에는 인연과 감사의 마음이 조용히 스며든다. 그 향기를 쫓아 들어선 문혜리의 지셈커피하우스는 배움과 나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향기를 담다=세계 최초로 커피가 발견된 곳으로 알려진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고향'이라 불린다. 짐마, 시다모, 예가체프 등 지역마다 고유의 향과 풍미를 지닌 원두가 생산되며 꽃향기와 과일향이 어우러진 산뜻한 맛으로 전 세계 커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제베나'라는 전통 도구를 이용해 생두를 직접 볶고 갈아 끓여낸 커피를 일상에서 즐긴다. 식사 후에 한 잔, 손님이 오면 또 한 잔, 피곤할 때 한 모금. 한 잔의 커피 속에는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갈말읍 문혜리에 들어서면 은은한 원두 향과 함께 특별한 이야기를 품은 공간, 지셈커피하우스가 방문객을 맞는다. 올해로 문을 연 지 10년째를 맞이한 이 곳은 단순히 커피를 내리는 공간을 넘어 커피를 매개로 한 배움과 나눔의 현장이 돼왔다.

송희경 지셈커피하우스 대표는 철원군평생교육원과 연계해 매년 40여명의 수강생을 길러내며 10년간 400여명에게 커피의 세계를 알렸다. 교육장과 시험장을 겸하는 이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바리스타 자격을 준비하며 커피를 통해 새로운 꿈을 키워왔다.

■커피로 이어진 사람과 사람=송 대표가 커피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남다른 배경이 있다. 바로 6·25전쟁 때 한국을 위해 참전했던 에티오피아와의 인연이다. 그는 매년 직접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참전용사들을 만나고 커피의 본고장에서 커피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송 대표의 이같은 에티오피아와의 인연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지 NGO '따뜻한 하루'를 통해 참전용사를 알게 됐고 우리나라를 위해 싸워 준 그들의 용기와 희생에 감사함을 느끼며 후원에 나섰다. 이같은 교류의 끈은 송대표를 에티오피아 커피에 대한 관심으로 이끌었다.

짐마 지역에 머무르며 커피농장을 둘러보고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 커피문화에 깊이 빠져든 것도 이 때문이다. 지센커피하우스 내부 한 켠에는 송 대표가 에티오피아에서 직접 가져온 전통 잔과 커피를 끓이는 에티오피아의 전통 도구 '제베나'가 빼곡히 자리 잡고 있다. 제베나는 생두를 볶아 곱게 간 뒤 물과 함께 끓여내는 에티오피아의 전통 커피 방식이자 주전자 이름으로 송 대표에게는 에티오피아 커피와 역사, 인연을 상징하는 특별한 도구다.

■배움과 나눔의 커피하우스=지셈커피하우스는 단순히 커피를 맛보는 공간을 넘어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의 장이 되고 있다. 송 대표는 한국커피로스터연합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의 커피 교육과 품질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단순히 커피를 만드는 법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두의 향과 산지별 특징, 볶는 정도에 따른 맛의 변화까지 세심하게 교육한다. 또 커피로 유명한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삶을 함께 나누며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수강생들은 커피를 배우는 과정에서 단순한 기술을 넘어 '향기와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는 경험을 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을 찾아뵙고 나면 커피 한 잔이 가진 의미가 더욱 깊어집니다. 이 곳을 찾는 분들이 커피를 맛보며 여유를 즐기는 것을 넘어 따뜻한 마음까지 함께 느끼길 바랍니다"라는 송 대표의 말처럼 이 카페에는 잔잔한 향과 함께 따뜻한 온기가 묻어난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

강원일보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