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비위 의혹'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직 사퇴 "전적으로 제 부족함…진심으로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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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
"책임을 회피하고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제 의지"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5.12.30 사진=연합뉴스

호텔 숙박 초대권 이용 논란, 배우자의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의혹 등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원내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의혹이 확대 증폭돼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되는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며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진실을 끝까지 밝히는 길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제 거취와도 연결돼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이 이재명 정부 성공을 뒷받침할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책무를 흐리게 해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사퇴 결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퇴) 결정은 제 책임을 회피하고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제 의지"라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전 원내대표는 대한항공에서 받은 호텔 숙박 초대권 이용 논란, 부인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의혹, 보좌진을 통한 아들의 업무 해결 의혹 등 본인은 물론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전방위적으로 쏟아지면서 사퇴 압박을 받았다.

여론 악화와 국정 동력 악영향 우려 등을 고려해 이재명 정부의 집권여당 첫 원내사령탑에 오른 지 200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퇴의사를 밝히며 사과하고 있다. 2025.12.30

앞서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 28일 김 원내대표의 배우자와 동작구의회 부의장 및 업무추진비 관계자 등에 대한 업무상 횡령,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인은 김 원내대표 배우자의 업무추진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관련 내용을 수사해달라고 온라인으로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 의혹이 앞서 수사기관에서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고발인은 "전 보좌진의 재반박을 보면 새롭게 공개된 자료를 포함해 다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직 보좌진의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페이스북에 공개한 뒤 통신비밀보호법·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새해 여권의 권력 지형 재편이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기 원내대표는 당헌상 김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내년 6월 초순까지)인 약 5개월간 원내 지휘봉을 잡는다.

후보군으로는 박정·백혜련·한병도(이상 3선·가나다순) 의원을 중심으로 조승래 사무총장(3선), 이언주 최고위원(3선)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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