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볏짚값 두 배 ‘급등’…강원 한우농가 경영난 커져

“남은볏짚 아껴먹여도 겨울 겨우 버텨”
가을장마·벼 깨시무늬병 볏짚 수급량 ↓
유통되는 볏짚마저 품질 담보 어려워
강원도, 운송비 등 추가지원 검토 예정

◇29일 방문한 춘천의 한 우사. 한우 200마리를 키우는 신길선(70)씨는 볏짚 가격이 전년 대비 2배 급등해 생산비를 감당하기 버겁다고 말했다. 사진=고은기자

사료값 상승에 이어 볏짚 수급까지 불안해지면서 한우농가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29일 찾은 춘천 신북읍의 한 한우농가. 축사에서 볏짚을 씹는 소들을 바라보던 신길선(70)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씨는 “소 200마리를 보름치 먹일 볏짚만 남아 이제 곧 사료가 바닥난다”며 “추가로 사들여야 하지만 가격이 2배 가까이 뛰어 부담이 크다”고 했다. 평소라면 곤포 사일리지로 가득해야 할 사료창고가 텅 비어 있었다.

춘천 남산면에서 소 100마리를 키우는 전기환(64)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전씨는 “올해 가을장마로 소 먹이인 수단그라스 수확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주변에는 아예 파종을 하지 못한 농가도 있다”며 “수입 건초로 버티고 있지만 물류 사정이 좋지 않아 수급 불안은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올해 볏짚 곤포 사일리지 가격은 롤당 12만~13만원으로 지난해 (6만~8만원) 대비 두 배 가량 올랐다. 가을 장마로 전국 볏짚 생산량이 줄었고 주 생산지인 전남·충남과 거리가 멀어 운송비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렵게 구한 볏짚의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 되지 않는 점도 농가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은 “흙이 섞여 있거나 볏짚이 젖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비싼 값을 치르고도 품질이 보장되지 않고 축산업자들이 수급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과 통계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강원자치도 축산과 관계자는 “한우농가 대상으로 조사료 운송비를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조사료 수급 문제가 더욱 커질 가능성을 고려해 도 차원의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소라면 창고 가득 쌓여 있어야 할 볏짚 곤포 사일리지를 확보하지 못해 창고가 텅 비어 있다. 사진=고은기자
◇올해 볏짚 곤포 사일리지 가격은 롤당 12만~13만원으로 전년(6만~8만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사진=고은기자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

강원일보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