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추위가 점점 다가오면서 연탄을 사용하는 원주지역 취약계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연탄 사용 가구인 박모(77·원주 학성동) 씨의 집 바닥은 갑작스러운 한파에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취약계층인 박씨는 연탄을 살 돈조차 부족해 낡은 전기장판에 의지한 채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의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에 따르면 원주지역 내 연탄 사용 가구는 총 656세대로, 대부분이 취약계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적으로 연탄 사용 가구는 감소 추세지만, 원주에서는 난방비 부담으로 고비용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해 연탄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문제는 지자체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연탄 가격마저 매년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부터 이듬해 3월까지 6개월간 한 가구에 필요한 연탄은 1,000여장에 달하지만, 지자체의 지원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연탄 가격 역시 장당 900원으로, 2022년(850원)에 비해 5.8% 인상됐다.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30분 복지관 2층 강당에서 ‘2025 연탄은행 재개식’을 개최한다. 원주는 2002년 전국 최초로 연탄은행이 설립된 곳으로, 현재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은 전국 31개 연탄은행을 통해 활발한 에너지 지원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허기복 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로 추위가 점점 길고 혹독해지고 있다”며 “연탄 한 장은 단순한 연료가 아니라 어려운 이웃에게는 생명과 희망의 불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