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벌보다 창업가정신이 더욱 중요한 시대다. 단순히 물건을 만들고 파는 차원을 넘어,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실행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학생 창업가정신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주목받고 있다.
■꿈을 향한 힘찬 도약 '강원 학생창업 페스티벌'=지난 23일 한림대 CLS관에서 열린 ‘2025 강원 학생창업 페스티벌’은 도내 학생·교사·학부모 등 200여 명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진행됐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한림대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한 이번 페스티벌은 학생들의 도전과 열정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예선을 통과한 도내 초·중·고 15개 팀은 부스를 꾸리고 자신들의 혁신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학교생활 속 불편을 해소하는 아이디어부터 친환경소재 아이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 지역 특색을 담은 출품작까지 학생들의 창의성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강원중 ‘라사모’ 팀은 친환경소재로 탈바꿈한 ‘에코플레이트 컵라면’을 출품했다. 스프봉지는 전분을 활용해 물에 쉽게 녹도록 했고, 뚜껑을 앞접시로 활용할 수 있게 설계한 제품은 환경과 편리함을 동시에 잡아 호평을 얻었다. 팀장 정보현 학생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을 만들며 창업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을 지도한 문희정 교사는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려는 고민이 창업의 출발이라는 점을 학생들이 깨달았다”며 “오늘 행사에서 다른 학교 팀의 출품작을 통해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날 강원중 라사모 팀을 포함해 감정을 배우는 학교안전계단을 제시한 거문초 ‘칠가이즈’팀, 얼룩제거제를 출품한 전인고 ‘이음’ 팀이 각각 대상을 수상했다. 전인고 민선홍 학생은 “앞으로 경진대회에 꾸준히 도전하며 한국을 빛내는 유니콘 기업을 창업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또 최우수상을 받은 상지대관령고 ‘해소’ 팀은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소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이는 사료를 개발했다. 해조류인 바다고리풀을 활용한 시제품은 현장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김재윤 상지대관령고 학생은 “대관령 한우연구소의 조언을 받아 육질 개선 및 김-바다고리풀 병행 양식까지 연구하고 있다”며 “향후 실증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모의 투자 이벤트’도 진행됐다. 참가자와 심사위원은 코인을 활용해 투자에 나섰고,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팀에는 ‘최대투자상’이 수여됐다. 우수 수상 팀들은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해 전국 무대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됐다. 또 성과가 뛰어난 학생들에게는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해외 문화체험 기회도 주어진다.
신경호 교육감은 “학생들이 수개월 동안 아이템을 기획하고 다듬으며 팀워크와 문제 해결력을 키운 과정 자체가 값진 성장”이라며 “창업은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여는 힘”이라고 격려했다.

■예비 창업가 양성부터 전문가 육성까지=도교육청은 학교 현장에서 창업가정신 함양교육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도내 15개 중·고교에서 운영되는 ‘청소년 예비창업가 양성교실’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실제 사업계획서로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학교에는 300만~500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 학교 특성에 맞는 창업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생들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강사진과 함께 8개월 동안 ‘혁신 아이디어로 스타트업 도전하기’ 등 실습 중심의 창업교육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아이디어 발굴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 창출 역량과 도전 정신,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게 된다. 단순한 수업이 아닌 ‘미래 직업교육’의 현장인 셈이다.
교사 역량 강화도 중요한 과정이다. 지난 1월 열린 ‘창업교육 전문가 양성 직무연수’에는 도내 초·중·고 교사 30명이 참여했다. 연수는 △창업가정신 이해하기 △창업전문가의 성장 이야기 △아이디어 도출 △창업체험교육 사례 공유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수업 전문가를 양성하는 실질적 연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거문초, 도계초, 성북초, 조양초 등 4개 초등학교는 ‘창업가정신 진로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돼 창업가정신 함양 교육 모델을 개발·확산하고 있다.
■창업 체험과 네트워킹의 중심 '강원창업체험센터'=강원창업체험센터는 한림대 산학협력단이 위탁 운영하며 미래 시대에 필요한 혁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교 창업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교사 대상 연수를 실시하는 등 학교 현장에 창업 교육이 안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진로체험 인프라가 부족한 농산어촌과 도서·벽지 학생들에게 맞춤형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한다. 이와 함께 대학 및 지역사회, 기관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학생들의 창업 활동을 폭넓게 지원하며, 강원 학생창업 페스티벌 등의 행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관리자 역량 강화로 창업 교육의 질 확보=창업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학교 관리자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교육청은 오는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소노벨 청송에서 ‘창업체험교육 관리자 역량 강화 연수’를 개최한다. 영남대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참여해 전문적 지도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연수가 청소년 창업교육의 질적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교육, 강원에서 시작=도교육청의 창업교육은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불굴의 의지를 길러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현장 교사와 학생, 지역사회의 노력이 더해지며 창업가정신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강원 교육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원에서 시작된 창업가정신 교육은 학생들의 도전과 열정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교육 혁신을 이끌어낼 새로운 에너지가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열린 '2024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 결선'에서는 거문초가 최우수상을, 전인고와 홍천농고는 각각 발전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신경호 교육감은 “앞으로도 창업체험교육을 확대해 학생들이 지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컬 창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