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콘텐츠로 여는 지속가능한 미래

심오섭 도의원

◇심오섭 도의원

산업이 급변하고 무한경쟁이 일상화된 현재, ‘깨끗하고 아름다운 관광지’라는 이미지 하나에 강원의 미래를 맡길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관광산업은 강원특별자치도의 중요한 축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미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받기 어렵다. 따라서 강원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하고, 필자는 그 해답 중 하나로 ‘콘텐츠산업’의 필요성을 밝히고자 한다.

오늘날 콘텐츠산업은 단순한 문화의 부산물을 벗어나 정체성과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중요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산업은 청년층의 지역 이탈을 방지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부산은 국제영화제를 기반으로 영상산업 도시로 자리매김했고, 고양시는 웹툰과 애니메이션을 전략적으로 육성하여 지역 발전의 가시적 성과를 이루고 있다. 나아가 K콘텐츠는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으며, 지역의 고유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 콘텐츠들이 OTT 플랫폼을 통해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

그렇다면 강원특별자치도의 현실은 어떨까? 강원도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풍부한 이야기 자산을 가지고 있다. 탄광촌의 삶과 애환이 담긴 이야기, 설악산과 오대산에 얽힌 수많은 전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와 같은 문화유산 등은 글로벌 콘텐츠로 확장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자원이다. 그러나 강원도는 이와 같은 자원을 체계적으로 산업화할 전략과 기반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정부가 지원하는 콘텐츠기업지원센터를 유치하지 못한 지역은 제주도와 강원도뿐인데, 제주도는 센터 설계를 위한 예산을 확보해 사업에 착수한 반면 강원도는 예산 검토조차 못 하고 있다.

전라북도의 경우 2015년 콘텐츠산업진흥원을 설립한 후 웹툰 캠퍼스 운영, 청년 창작자 지원, 지역 스토리랩 조성 등 체계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데 여기에 매년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며 미래 산업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흔히 문화산업은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한다.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뒤처지면 따라잡기가 매우 어려운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얼마 전 강원특별자치도의회에서 다음과 같은 콘텐츠산업 육성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그 내용은 첫째, 도청 내 문화콘텐츠산업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5개년 중장기 콘텐츠산업 육성 계획을 수립하고,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창작자와 기업을 위한 종합지원 플랫폼을 마련해 창작과 유통, 교육과 창업을 유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넷째, 지역의 관광, 교육, 도시브랜드와 연계된 융복합 콘텐츠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 다섯째, 현재의 강원영상위원회 기능을 확장하여 ‘강원형 콘텐츠 허브’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 제안과 더불어, 강원도의회는 이미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정책 수립의 기반을 마련해 둔 상태다. 그러나 최종 선택과 추진은 결국 강원도의 몫이다. 콘텐츠산업 진흥은 단순한 산업 육성에 그치지 않는다.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회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강원의 이야기가 세계 무대에서 조명되고, 그로 인해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것이다. 콘텐츠산업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산업이다.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