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정자의 ‘마지막 커튼콜’을 위한 특별한 영화 촬영이 강릉에서 펼쳐졌다.
영화 청명과 곡우 사이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연출된 가상 장례식이 24일 어흘리246 ‘정원아버지’에서 전야제를 시작으로 25일 순포해변에서 본 촬영을 펼쳤다.
이 행사는 박정자 배우의 실제 지인 150여 명이 초청을 받아 ‘부고: 박정자의 마지막 커튼콜’이라는 초대장을 들고 참여한 진정한 ‘연극적인 장례 행렬’이다. 박정자는 “혼자 가는 길이 쓸쓸했다. 축제처럼 느껴지길 바랐다”며 연극적 삶의 마무리를 영화와 함께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전야제에는 강부자, 양희경, 오지혜, 김호영 등 배우들과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신현웅 전 문화부차관, 소리꾼 장사익, 무용가 박인자, 보자기 예술가 이효재 등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어흘리246에서 펼쳐진 24일 전야행사는 강릉 출신 시인 박용재가 사회를 맡아 비올리스트 김남중의 연극 오마주 연주와 소프라노 임선혜의 영화 주제곡 ‘환한 웃음으로’ 공연, 각 인사들의 추억담이 이어졌다. 양희경 배우는 “박 선생님이 첫 뮤지컬 공연에서 첫 대사를 잊으신 일화가 기억난다”며 “설정상 멀리 가신 것이니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봤다”고 회상했다.
영화 청명과 곡우 사이는 유준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봄의 절기 사이,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박정자 배우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강릉단오제 산신제, 등명해변, 순포해변 등 강릉의 대표 명소에서 주요 장면을 촬영하며 예술성과 지역성을 함께 녹여내고 있다.
박정자씨는 “삶과 죽음은 공존하는 것”이라며 “살아 있는 사람들이 죽음을 덜 낯설게 받아들이도록, 이 영화가 하나의 ‘리허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