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강원도와의 첫 번째 인연은 공직을 막 시작한 2001년이다. 신임사무관 시절 시·도에서 지방자치 행정을 접하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내 고향 부산이 아닌 강원도를 6주간의 실무 수습 지역으로 선택하였다. 그 기간에 강원도청의 배려로 도내 구석구석 다닐 수 있었다.
내가 접했던 강원도의 모습은 소양강, 설악산, 대관령, 펀치볼, 내린천, 낙산사, 경포대, 화진포 등 웅장한 태백산맥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산과 계곡, 동해안의 푸른 바다로 누리고 싶은 아름다운 환경이었다.
반면에 꾸불꾸불하고 위험한 도로를 따라 띄엄띄엄 형성된 마을을 보면서 주민분들의 불편함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개발의 필요성도 많이 느꼈다. 아름다우면서 살기도 좋은 강원도는 양립되기 어려운 모순된 목표인지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24년이 지난 2025년 1월 원주지방환경청장으로 임명되어 강원도를 다시 만났다. 다시 만난 강원도는 여전히 지역개발 요구가 많고, 기후위기와 환경재난 등 환경 이슈들은 더욱 확대되고 다양해졌다. 강원지역의 환경을 담당하는 지방청장으로서 다양한 지역의 요구에도 부응하면서 청정 강원을 잘 지켜 나가야 하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끼며 보다 합리적이고 수용가능한 환경정책을 펼쳐 나가고자 한다.
우선,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해 개발과 보전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강, 대암산 등 보호지역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서식지를 보전하여 우수한 생태와 자연은 최대한 지키면서, 각종 개발사업에 대해 입지의 타당성과 지역의 보전가치를 고려한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설악산국립공원에 추진되고 있는 오색삭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조화로운 개발이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다음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재난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국가하천 정비는 기존의 제방 중심의 안전 확보에서 기후변화를 고려한 홍수안전 및 치수·수생태·친수를 아우를 수 있도록 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한다.
홍수취약지구는 신속히 정비하여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집중호우·태풍 등 위급상황 대비를 위해 상시 홍수 대응체계를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대기오염으로부터 안전하도록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유도하고, 소규모 급수시설을 정비하여 먹는 물 안전을 확보하는 한편, 소양호 등 녹조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 방치 퇴비 관리 등 예방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건강한 환경 조성을 위해 지역사회와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화학 테러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민·관·군 합동 대응훈련을 추진하고, 배출사업장에 대한 처벌에 앞서 적정 관리되도록 지도·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강 상류 고랭지밭 흙탕물 저감을 위한 마을리더 협의체 운영, 주민과 함께하는 하천 정비 등 지역 주민들과 소통과 협업의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상수원 주변 지역 주민지원사업, 취약계층에 대한 생태관광 프로그램 등 환경 서비스 지원활동도 함께 추진할 것이다.
환경보전을 위해 정부와 지역사회는 같은 배를 탄 동주공제(同舟共濟)의 입장이다. 지역 주민, 기업, 지자체 등과 다 함께 협력할 때 아름답고 살기 좋은 강원도라는 원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원주지방환경청에서 추진하는 환경정책이 지역사회와 잘 조화되어 시너지가 더욱 커지길 바라며, 이로써 강원도와 이번의 두 번째 만남이 나에게도 더욱 의미 있고 보람되게 기억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