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강원연극제’에는 돌봄, 가족해체, 성(性) 등 사회적 화두 담은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무대와 삶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은 공감과 위로의 예술을 전한다.
오는 23일 무대에 오르는 하늘천땅지(속초)의 ‘이름을 찾습니다’는 성매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인적이 드문 작은 섬마을에 모여 살던 성매매 여성들. 작품은 그들이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오늘을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이들임을 말한다. 27일 공연되는 극단 신예(삼척)의 ‘오리지널사운드트책-숨바꼭질’은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강력1팀의 모습을 따라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조명한다.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는 가족의 모습도 그려진다. 28일 공연되는 극단 백향씨어터(강릉)의 ‘조선간장 기억을 담그다’는 안부보다 돈 이야기가 먼저인 자식들이 부모님의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29일 열리는 극단 파·람·불(속초)의 ‘양덕원 이야기’는 아버지의 임종 30분 전 모인 가족의 이야기다. 마지막 숨을 놓지 못하는 아버지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모습은 팍팍한 삶 속 잊고 있던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다.

연극적 상상력으로 사랑의 가치를 회고하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30일 열리는 극단 동그라미(태백)의 ‘우리가 사랑했던 그날’은 기억을 잃고 저승으로 올라가게 된 할머니가 찬란했던 과거의 순간들로 떠나는 여정을 소개한다. 24일 관객들을 만나는 극단 김씨네 컴퍼니(동해) ‘사랑에 관한 소묘’는 저마다 다른 얼굴을 한 사랑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냈다. 인생의 중반부를 넘어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의 서툴고도 절절한 진심은 관객들은 웃고 울린다.
김정훈 춘천연극협회장은 “연극은 인간을 성숙시키고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2025 강원연극제를 통해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다지고 시민들의 내면을 성찰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