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건강 이유로 최고 의사결정기구 CA협의체 공동의장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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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이어 또 한 번 위기…"당분간 입원 등 치료에만 집중"
카카오 CA협의체 정신아 단독 의장 체제…재판 일정 영향 가능성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7.22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카카오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CA 협의체 공동 의장에서 물러난다.

카카오는 13일 김 창업자가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CA협의체 공동 의장 자리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A협의체는 정신아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한다.

카카오는 2023년 11월부터 한시적으로 운영해 온 경영쇄신위원회 활동도 마무리한다.

김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장도 맡아 그룹의 쇄신을 진두지휘해 왔다.

회사 측은 기본 틀이 정리된 만큼 향후 과제는 CA협의체 산하 위원회 단위에서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창업자가 그룹의 비전 수립과 미래 전략을 그려가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계속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김 창업자는 최근 암 초기 진단을 받고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 창업자가 최근 방광암 초기 진단을 받아 당분간 수술, 입원 등 치료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라며 "이미 정신아 대표가 그룹 전체의 현안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경영상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여러 악재로 경영상 최대 위기에 봉착한 카카오가 또 다른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김 창업자는 2023년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 됐고, 100일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뒤 불구속 사태로 1심 재판을 받는 상태다.

◇카카오 임시 그룹협의회에 참석한 김범수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김 창업자는 치료 기간에는 재판 참석이 어려울 전망이어서 향후 재판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카카오는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 이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및 매출 부풀리기 등과 관련해 당국의 각종 조사에 직면한 상태다.

무엇보다 경쟁사인 네이버의 경우 인공지능(AI) 사업 진두지휘를 위해 이해진 창업자가 7년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는 상황이어서 양사의 명암이 더욱 선명하게 갈리는 측면이 없지 않다.

카카오는 올해 초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협업을 선언하는 등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온 AI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ICT(정보통신) 업계에서는 김 창업자가 이미 사법 현안 등으로 경영에 거리를 두고 있었던 만큼 현재의 정 대표 체제에 당장의 큰 무리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김 창업자가 공동 의장 자리에서 물러난 데 따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AI 등 큰 파도를 창업자가 한발 물러난 상황에서 넘어야 하는 것은 부담인 동시에 전문경영인 체제의 성과를 가늠하는 일종의 시험대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카카오는 포털 서비스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한 지 약 2년 만에 분사를 추진한다.

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콘텐츠 CIC는 이날 타운홀 미팅을 열고 직원들에게 이러한 분사 계획을 공유했다.

카카오는 포털·검색·콘텐츠 분야에서 심화되는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콘텐츠 CIC의 재도약을 위해 분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완전한 별도 법인으로 독립성을 확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빠르고 독자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음 별도 법인의 대표에는 양주일 콘텐츠 CIC 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다음 직원들이 카카오에 남거나 분사 법인에 이동할 수 있게 선택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2014년 다음을 합병한 카카오는 2023년 5월 사내독립기업(CIC)을 설립해 독자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형태로 다음을 운영해왔다.

분사 계획이 비핵심 사업 정리를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의 비핵심 사업 정리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웹로그 분석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2∼8일)에 다음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평균 2.74%로 네이버(64.39%), 구글(27.65%)과 비교해 크게 뒤처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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