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尹측 "헌재가 법률 규정 위반해 재판 진행…계속되면 중대 결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한덕수·홍장원 다시 증인 신청…문형배, 尹측 항의에 "논의해보겠다"
문 대행 "오늘은 서면 확인·일부 증거채택 후 증인신문·증거관계 정리"
尹-국정원 1·2인자 통화 증언…조태용, 홍장원 '체포 지시' 증언 반박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2025.2.13 [사진공동취재단]

속보='12·3 비상계엄'으로 국회가 탄핵소추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8차 변론이 열린 가운데, 윤 대통령 측은 헌재의 재판 진행 방식에 항의하며 한덕수 국무총리를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다시 신청했다. 앞서 한 총리에 대한 증인 신청은 기각된 바 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13일 오전 헌재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지금 헌재는 헌법재판소법을 비롯한 명문의 법률 규정을 위반해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위법·불공정한 심리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변호사는 "빠른 결정보다는 신속하고 공정한 심리, 정확하고도 정치적 중립성을 겸비한 심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그 결정에 대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어야만 헌재의 존재 의미가 있다 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심리가 계속된다면 대리인단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한 총리와 함께 지난 4일 헌재에 나와 증언했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다시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신청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두 사람에 대한 증인 신청과, 앞서 접수한 강의구 대통령비서실 1부속실장·박경선 전 서울동부구치소장·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에 대한 윤 대통령 측 증인 신청에 대해 "재판부 평의를 거쳐 채부(채택·불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앞서 헌재가 지난 11일 한 총리에 대한 증인 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윤 변호사는 "(한 총리는)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초래한 상황 등 이번 비상계엄의 원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피청구인(윤 대통령) 측에서는 중요 증인으로 신청하였으나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구체적 설명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따졌다.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이 열리고 있다. 2025.2.13 [사진공동취재단]

헌재가 투표자 수 검증 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해서도 "부정선거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데도 이유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그 이유도 잘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했다.

문 대행은 이 같은 윤 변호사의 요청에 "예, 논의해보겠다"고 답하고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예정대로 시작했다.

윤 대통령 측은 조 원장에 대한 증인신문과 윤 대통령의 본인 발언까지 끝난 뒤 증인 채택 문제를 다시 제기했다.

윤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발언권을 달라"며 "여인형(전 국군방첩사령관)은 증인신문 이후에 자신은 홍장원에게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고 그걸 언론에 배포했다. 그걸 증거로 제출했는데 소추인 측에서 부동의해서 증거능력이 부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발언이 길어지자 문 대행은 "요지가 뭐냐"고 했고, 김 변호사는 "다시 저희 주신문으로 (홍장원을) 시간제한 없이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했다.

문 대행은 "제가 서두에 홍장원에 대해 재판부 평의를 거치겠다는 말을 안 했느냐"고 지적했고 김 변호사는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 바"라고 맞받았다.

문 대행은 이날 변론을 시작하면서 "오늘은 제출된 서면을 확인하고 일부 증거 채택 결정을 한 다음 증인 신문, 나머지 증거관계 정리, 이렇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헌재가 변론을 종결하려면 양쪽의 최후 변론(의견 진술),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의 최종 의견 진술을 들어야 한다. 문 대행 발언은 이날은 이런 절차를 증인신문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 없다는 취지로 읽혀 주목된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2025.2.13 [헌법재판소 제공]

한편, 조 원장은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 출장은 내일 간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조 원장이 계엄 당일 미국 출장 중인 것으로 알았고 그가 대통령실에 온 것을 보고서야 출장을 가지 않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애초 홍 전 차장에게 전화했던 것도 조 원장이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국회 측은 조 원장이 경찰 조사에서 "오후 8시께 윤 대통령이 전화해 '어디세요'라고 묻자 '여기 있습니다'라고 했고, 윤 대통령이 다시 '미국 안 가셨어요'라고 묻자 증인이 '내일 떠납니다'라고 했다"고 한 진술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실대로 진술했느냐"고 물었고 조 원장은 "기억나는 대로 했다"고 답했다.

국회 측이 '윤 대통령의 말과 다른데 누구 말이 맞느냐'고 묻자 조 원장은 "지난주 (윤 대통령이) 말한 것을 봤다"며 "저는 여기 있으니 여기 있다고 한 건데 대통령은 미국으로 오해하실 수도 있겠다. 경황이 없으니 뒷부분 말은 못 들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변론에서 홍 전 차장에게 연락한 배경을 두고 "국정원장에 '아직도 거기시죠'라고 하니 국정원장이 '아직 여깁니다'라고 해서 해외인 줄 알았다"며 "그래서 홍 전 차장에게 처음으로 전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회 측은 또 윤 대통령과 조 원장 간 통화 5분 뒤 강의구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이 조 원장에게 전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대통령실에) 들어오라고 했는데,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묻자 조 원장은 "대통령 외에 미국 출장을 보고드린 바 없다"며 강 실장은 윤 대통령과 달리 자신이 국내에 있는 것으로 알았을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측 변호인들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5.2.13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조 원장 증인신문이 끝난 뒤 발언에서 계엄 당일 오후 8시께 조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 거기시죠?"라고 물었더니 조 원장이 "저 아직 여기입니다"라고 대답해 조 원장이 아직 미국 출장 중인 것으로 인식했다고 거듭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통화 30분쯤 뒤 조 원장이 대통령실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고, "부재 중인 줄 알고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했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홍 전 차장에게 오후 11시께 전화를 걸었을때도 제일 첫 마디가 "원장이 (한국에) 있다는 말을 왜 안했냐"였다며 이후 "방첩사령관과 육사 선후배니까 선후배 차원에서 지원을 좀 잘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변론에서 해당 통화는 "계엄 사무가 아닌 간첩 검거와 관련해 방첩사를 도와주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오후 8시 22분께 통화에서 '1∼2시간 이후 중요하게 할 일이 있으니 대기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10시 53분께는 '싹 다 잡아들이라'는 체포 지시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첫 통화에서는 "국정원장 부재니 국정원을 잘 챙겨라"고 말했고, 두 번째 통화는 '격려 차원에서 전화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 원장은 이날 증언에서 "위치추적 체포지원 등은 1차장 역량으로 하기 어렵다"며 윤 대통령이 홍 전 차장에게 체포 지원 지시를 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취지로 말했다. 조 원장은 또 "지시를 하실 거면 제게 하는 게 맞다"고 했다.

조 원장은 12월 3일 밤 대통령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등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찬성한 사람은 없었다고도 진술했다.

조 원장은 '대통령실에 모인 사람들은 전부 비상계엄에 반대하거나 우려를 표했냐'고 묻자 "그렇다"며 "(찬성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 없었다"고 대답했다.

국회 측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계엄 사무 관련 내용이 담긴) 종이를 받았다고 하는데 받은 것 없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조 원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발표 뒤 국무위원이 모인 자리에서 "각 부처가 가서 열심히 하고 잘 하자는 말씀, 그 정도 취지 말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