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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수방사 병력 국회 담 넘어 진입하라고 했나',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지시 받았나' 질문에 답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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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 "조지호에 체포명단 알려줬다…기억은 일부 달라"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2.4 [헌법재판소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운데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4일 국회 측의 12·3계엄 관련 질문에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저도 형사소송에 관련돼 있고 검찰 조서에 대한 증거 인부(인정 또는 부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엄중하고 중요한 상황임을 알지만 (답변이) 상당히 제한되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본인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고 증거를 인정할지 그것을 채택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상황에서 헌재 증언이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적극적으로 응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이 전 사령관은 이후 국회 측 대리인단이 '수방사 병력에 국회 담을 넘어 진입하라고 했냐', '병력에게 진입하라고 한 무렵에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나' 등의 질문에 모두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전화하는 일이 자주 있었는지, 윤 대통령으로부터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라'는 지시를 받았는지 등의 질문에도 모두 답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5차 변론에 피청구인으로 출석해 진술하고 있다. 2025.2.4 [헌법재판소 제공]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출석한 가운데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이 진행되고 있다. 2025.2.4 [헌법재판소 제공]

계엄 당시 국회의사당에 투입된 수방사 병력이 몇 명이었는지, 국회의사당 내부 인원을 끌어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했는지에 관한 윤 대통령 측 질문에도 이 전 사령관은 답변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과 통화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도 "이 부분은 제 재판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역시 답하지 않았다.

정형식 재판관이 "대통령과 통화한 건 맞느냐"고 묻자 이 전 사령관은 "그렇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재차 "답변드리기가 제한된다"고 했다.

이 전 사령관이 계속해서 답변을 거부하자 국회 측은 가림막 설치를 희망하는지 물었으나 이 전 사령관은 "그건 상관하지 않는다. 군인으로서 직책과 명예심을 가지고 말씀드리고 있는 중"이라며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서 국회 측은 윤 대통령 면전에서는 증인들이 사실대로 진술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이 퇴정하거나 가림막을 설치한 상태에서 증인신문을 진행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퇴정은 받아들이지 않고 가림막 설치는 증인이 요청할 경우 하기로 결정했다"며 "재판관 전원 일치된 결론"이라고 밝혔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4.12.7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이날 "대통령과 장관에게 계엄 반대 직언을 여러 번 드렸다"며 계엄 모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동안 국회 청문회 출석 요구 등을 거부해온 여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약 두 달 만에 군복 차림으로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내 기본적 소신에 기초해 반대 직언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은 재판부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어 "저는 계엄을 모의하거나 준비할 어떤 이유도, 동기도 없다"며 "계엄 이후 계획 자체를 몰랐기에 기대되는 이익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대 소신에도 불구하고 군 통수권자의 공개적·명시적 비상계엄 선포 명령을 군인으로서 이행했다"며 "TV로 생중계되는 그 짧은 순간에 비상계엄이 위법한지, 평생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내란 행위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정치인 체포나 선관위 서버 반출 등이 결과적으로 실제 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면서 "결론적으로 방첩사는 군인으로서 명령에 따라 국회·선관위로 출동했다가 그냥 복귀한 게 전부"라고 항변했다.

그는 "검찰 조사를 받으며 당시 사령관으로 제 불찰이 매우 크다는 것을 느꼈다"며 "제 법적인 책임은 공정하게 물어주시되, 명령에 따라 신중하게 행동한 참모와 방첩사 요원들의 선처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군검찰은 "피고인은 주요 군 사령관으로서 계엄 선포 전부터 대통령과 김용현(전 국방장관)으로부터 계엄선포와 명령의 내용을 알고 있었고, 위법성 판단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며 "마치 계엄 선포 이후에야 계엄을 알아 위법성을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고인은 선관위와 국회에 부하들이 도착하지 못한 것을 마치 자신의 지시인 것처럼 말하지만, 부하들의 자체적 판단일 뿐"이라며 "피고인은 국회에서 체포를 지시했고, 선관위 서버 탈취·복제 등 임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여 전 사령관에게 공소장 내 피의사실을 직접 질문하기도 했다.

군 판사가 "(공소장에는)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이재명·우원식·한동훈 등 10여명을 체포할 것이니 위치를 확인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고 하는데, 요청한 사실이 없나"라고 묻자, 여 전 사령관 변호인은 "다음 기일에 정리해서 말하겠다"고 답했다.

군 검찰은 여 전 사령관 재판을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등 현재 군사법원에서 진행되는 다른 내란 혐의 재판과 병합해 심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여 전 사령관 측은 재판과 연관성이 없다며 반대했다.

재판부는 추가 논의를 거쳐 사건 병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 김 전 장관과 같은 충암고 출신으로, 야권에서 '충암파' 핵심 멤버로 지목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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