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학가에 취업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들은 대학 도서관을 찾아 책상에 앉아 취업 시험 준비에 한창이지만 올해 청년 고용시장은 출발부터 전망이 어둡다. 기업들이 올 1분기 채용계획인원을 전년에 비해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들은 2024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52만7,000명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만3,000명(-5.9%) 줄어든 수치다. 5인 이상 기업으로 한정하면 2만9,000명(-7.4%) 줄어든 3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채용계획인원이 가장 많이 감소한 산업은 제조업으로 전년 대비 2만4,000명 줄었다. 뒤이어 정보통신(-5,000명), 건설업(-3,000명), 도소매업(-3,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채용계획인원이 3만2,000명으로 줄어든 반면 300인 이상 대기업에선 1,000명만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곧 강원지역 등 중소기업이 많은 지방의 청년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채용계획인원은 현재 경기 상황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향후 경기 전망이 반영된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2025년 1월 중소기업 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전월 대비 4.5포인트 떨어진 68.1을 기록했다. 제조업 경기전망은 5.3포인트 내려간 74.0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대기업의 경우에는 이미 기업들의 인력 충원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점, 최근 경기 악화로 기업들의 고용 사정이 안 좋아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당분간 채용이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지않아도 지난해에도 취업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구직을 포기한 도내 고학력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가 10만명 이상인 것은 처음이다. 아예 구직을 포기하거나 생각하지 않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구직을 포기한 청년층이 늘어나는 것은 지역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여서 되살릴 대책이 시급하다.
고용 악화,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탄핵 정국이란 대혼란 속에서 지역경제가 직면한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고용 감소와 경기 둔화가 맞물리며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청년들이 안정적이고 보장된 일자리를 갖게 되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가계수입의 증가로 이어지고 소비를 활성화해 경제 성장에 기여한다. 따라서 청년 고용시장 취약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역사회의 건강도 보장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