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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 9단'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별세…향년 9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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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결혼…'맹순이'로 부르던 남편에 헌신적 내조
국힘, "YS와 손 여사가 물려준 민주주의 가치 되새겨"
5일간 가족장 치른 후국립서울현충원 YS 묘역에 합장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가 7일 향년 96세 일기로 별세했다.

2015년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9년 만이다.

손 여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후 5시39분께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병원 측이 밝혔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여러 질환이 있지만 숙환으로 보면 된다. 2022년 12월에 코로나 폐렴으로 입원한 다음에 상태가 호전됐다가 나빠졌다가 했다"며 "워낙 고령이고 코로나로 폐렴이 악화돼 계속 (병원에) 있었다. 그간 인공호흡기 비슷한 걸로 계속 치료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아들 현철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말 편안히 영면하셨다"고 전했다.

1928년 경남 김해서 8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손 여사는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3학년 재학 중인 1951년 김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김 전 대통령이 당시 장택상(張澤相) 국회부의장 비서관으로 정계에 막 입문한 때였다.

이후 손 여사는 김 전 대통령 서거 때까지 65년 동안 부부의 연을 이어오며 고락을 함께해왔다.

손 여사와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식(回婚式)을 열기도 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인생에서 잘했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 중 하나로 "60년 전 손명순 여사를 제 아내로 맞이한 일"을 꼽으며 "김영삼의 오늘이 있음은 제 아내의 한결같은 사랑과 내조 덕택이었다는 것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가 7일 오후 늦게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사진은 지난 2011년 3월 4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회혼식에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부인 손명순 여사에게 입맞춤을 하고 있는 모습. 2024.3.7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인은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계속 상도동 사저에서 살았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식사 및 간단한 운동까지 하며 구순이 넘었으나 건강에 문제없이 잘 지냈다는 전언이다.

정치권에서는 손 여사를 평생 야당 정치인의 아내로 남편의 건강과 심기를 헌신적으로 살핀 '내조형 배우자'로 평가한다.

오랜 세월 야당 정객으로 활동했던 남편을 묵묵히 지지하며 수많은 선거를 돕고 무수한 정치인들이 드나들던 상도동의 안주인으로 역할 했다. 당시 주변인들은 그런 손 여사를, '정치 9단'으로 불렸던 남편에 빗대어 '내조 9단'으로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영부인으로서 한정된 역할만 수행하며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유족으로는 김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 둔 아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등 2남 3녀가 있다.

손 여사 장례는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주최로 5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진다고 현철 씨가 밝혔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지고, 8일 오전 9시부터 조문객을 받을 예정이다.

발인은 11일 오전 8시다. 손 여사는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역에 합장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가 7일 별세했다. 향년 96세.의료계에 따르면 손 여사는 이날 오후 늦게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2024.3.7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은 이날 손 여사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전 대통령의 배우자 손명순 여사께서 향년 96세로 별세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며 "상실의 아픔을 겪고 계실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손 여사께서는 평생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목이었던 김 전 대통령 곁을 지키셨다"며 "오랜 세월 민주주의 투사로, 야당 정치인으로, 또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으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받아냈던 김 전 대통령의 가장 큰 버팀목은 65년의 반려자 손 여사"라고 말했다.

이어 "손 여사와 김 전 대통령께서 함께 맨땅에서 일궈낸 후, 후대에 물려주신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 본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생전 손 여사께서 보여주셨던 헌신, 따스함을 국민의힘은 영원히 기억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유가족들께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상도동 사저로 김 전 대통령님을 찾아뵐 때마다 매번 따뜻한 웃음으로 맞이해주신 손 여사님을 떠올린다"며 "평생 김 전 대통령님과 함께 인고와 헌신의 삶을 살아오신 손 여사님의 편안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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