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이 무관의 굴레를 벗고 트로피에 입을 맞출 수 있을까
춘천 출신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24-25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이 오는 22일 새벽 4시(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리그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이들은 시즌 마지막 관문인 UEL 결승에서 트로피와 함께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건 사활의 한 판을 펼친다. 손흥민에게는 프로 15년 만의 첫 메이저 타이틀 도전이다.
■무너진 리그 성적…유일한 출구는 유럽 트로피=맨유와 토트넘 모두 이번 시즌 리그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37라운드 기준 맨유는 승점 39로 16위, 토트넘은 승점 38로 17위에 처져 있다. EPL 출범 이후 최저 승점과 최다 패배를 눈앞에 둔 맨유, 구단 역대 최소 승점 기록을 이미 경신한 토트넘 모두 사실상 실패한 시즌이다. 팀 분위기 악화와 부상 악재까지 겹친 총체적 난국 속에서 유로파 결승은 사실상 시즌을 구할 마지막 희망이다.

■손흥민 복귀…멘탈리티 싸움에서 누가 웃을까=결승의 최대 변수는 손흥민이다. 지난달 발 부상으로 약 한 달간 이탈했던 손흥민은 지난 17일 아스톤빌라전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르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결승에 맞춰 리듬을 되찾고 있다”며 손흥민의 출전을 예고했다. 반면 맨유는 매과이어·카세미루 등 큰 무대 경험이 풍부한 자원들을 앞세워 심리적으로 더 단단한 경기 운영을 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맞대결 전적에서는 토트넘이 3전 전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안고 있지만 최근 맨유가 결승전에서 좋은 승률을 자랑하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전술 싸움의 분수령은 측면과 전환=전술적 키워드는 ‘중원 장악’과 ‘전환 타이밍’이다. 아모림 감독의 맨유는 3백을 기반으로 후방에서 볼을 돌리며 상대 압박을 유인한 뒤 측면 윙백이나 중앙 미드필더에게 연결해 전진하는 빌드업을 구사한다. 하지만 수비진의 발밑 능력은 불안 요소를 안고 있어 토트넘의 강한 전방 압박에 흔들릴 수 있다.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특유의 하이프레싱 전술과 빠른 전환을 앞세워 손흥민·존슨의 스피드를 살린 역습을 노린다. 당초 플레이 메이킹을 담당하던 메디슨과 클루셉스키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토트넘은 풀백과 윙어의 뒷공간 침투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기는 측면에서의 뒷공간 파훼와 공·수 전환 속도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챔스 티켓 건 최후의 승부=이번 결승은 단지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넘어 구단의 명운을 가를 경기다. 승리하는 팀은 UCL 본선 진출이라는 실질적 보상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여름 이적시장 협상력과 선수단 재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7년 리그컵 우승 이후 무려 18년 동안 단 하나의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한 토트넘에게 이번 결승은 긴 무관의 세월을 끊을 절호의 기회다.
손흥민 또한 "마지막 한 조각의 퍼즐을 맞추고 싶다"며 우승 의지를 내비쳤다. 손흥민이 커리어 첫 메이저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