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중학생이 바카라로 3천만원 빚” 청소년 도박 위험 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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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 중학생 상담 급증
규칙 간단하고 회전율 높은 ‘바카라’ 중독 늘어
전문가들 “학부모 대상 예방 교육 활성화 필요”

사진=연합뉴스 TV

강원지역 중학교 3학년생인 A(16)군은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1년간 헤어나오지 못했다. A군이 손을 댄 도박은 '바카라'였다. 2분 내로 한 게임이 끝날 정도로 회전율이 높고 자극적인 도박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친구들의 말에 솔깃해 바카라를 시작하게 된 A군은 처음에 100만원을 땄다. 하지만 배팅 금액이 늘어날 수록 손실은 늘어났고, 급기야 불법 대출 사이트에서 1,500만원까지 빌렸다. 채무 독촉 전화를 받은 부모님이 대신 갚아줬지만, A군은 바카라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빚은 3,000만원으로 늘었다. 급기야 도박 중독 상담 센터에 찾아오게 됐다.

청소년들의 도박 중독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도박에 빠진 청소년의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11일 강원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에 따르면 올해 중학생 도박 중독 상담 인원은 지난해보다 4배 증가한 20명이었다. 고등학생은 지난해보다 14% 증가한 16명이었다.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더 많아졌다.

중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도박은 '바카라'다. 게임 규칙이 간단하고, 중독성이 높은 도박이다. 고교 1학년생인 B(17)군은 1년 6개월간 바카라에 빠져 1,400만원의 빚을 졌다. B군은 "바카라로 돈을 딴 친구가 명품 옷을 사 입는 것이 부러웠고, 나도 쉽게 돈을 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는 세 차례에 걸쳐 빚을 대신 갚아줬고, B군이 정신과 치료도 받도록 했다. '돈을 보면 도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거나 '앞으로도 힘든 일을 하기 싫다'는 B군의 말에서 심각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중학생들은 도박 자금을 마련하며 범죄에도 노출되고 있다. 불법 대출을 받거나, 중고거래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은 심각하지만 도내에서 '학부모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도내 도박 예방 교육 인원을 유형별로 보면 학생이 3만여명, 교사 1,000여명이었지만 학부모는 30여명에 그쳤다.

장효강 강원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장은 "학부모들이 자녀가 단순 게임에 빠진 줄 알고 있다가 뒤늦게 문제를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녀가 방치되지 않도록 학부모 예방 교육이 활성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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