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9일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의 핵심 연루자인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9년 전 이 대표를 접대한 뒤 이 대표로부터 박근혜 시계를 받았다'고 말했다는 주장에 대해 "엄청나게 거짓말을 해대면서 장난치는군요"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박근혜 대통령 시계를 받은 적도 없고 구매한 적도 없고 찬 적도 없고, 따라서 누군가에게 줄 수도 없다"며 "대통령 시계라면 일련번호가 있을테니 누구에게 준 시계고 누가 언제 저한테 줘서 본인이 받았다는 건지 확인보자"며 이같이 반박했다.
김 대표의 법률대리인 김소연 변호사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당시 청와대가 제작한 '박근혜 시계'를 갖고 싶어 했다고 한다. 그래서 2013년 7월11일 이 대표를 대전 룸살롱에서 접대하면서 '당신은 박근혜 키드이니 박근혜 시계 구해줄 수 있나'라고 청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대표는 '그건 나도 못 구한다'고 냉정하게 잘랐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그날 밤 성접대를 받고 서울에 올라간 이 대표는 얼마 뒤 다시 대전에 내려오면서 박근혜 대통령 시계를 들고 와 김 대표에게 줬다고 한다. 어제 접견에서 김 대표가 내게 직접 밝힌 얘기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가 내달 7일로 예고되면서 집권 초 여당 내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번 징계 결과에 따라 이 대표 개인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 임기 초 여권 내부의 권력 지형을 가를 수 있는 중대한 분수령이 맞는다.
만약 윤리위 결정의 후폭풍으로 이 대표가 중도에 물러나게 되면 차기 당권 레이스 개시를 알리는 총성이 울리는 셈이어서, 이후 당은 더욱 강력한 권력 투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것이란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규의 윤리위 규정 21조는 징계 수위에 대해 강한 순서대로 제명·탈당권유·당원권 정지·경고 4가지 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 '당원권 정지' 이상 처분이 나오면 당 대표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이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