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236개 지방자치단체에는 다들 그 지방의 노래를 가지고 즐겨 부르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이하의 읍· 면·동과 리에는 노래가 거의 없다.
모든 자랑거리는 읍·면·동과 리에 흩어져 있다. 읍·면·동이나 리에서 그 지역 행사를 할 때는 애국가 제창이면 그것으로 끝이다.
자랑거리가 많은 읍·면·동이나 마을에서는 이를 뽐낼 기회가 별로 없다.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싶어도 안타깝다. 체계적으로 자랑거리를 알고 있어야 할 텐데 갑자기 누가 물어도 어리벙벙하기 일쑤다. 이럴 때 지역마다 자랑거리를 넣은 노래가 있다면 얼른 흥얼거려보면 알 수 있으리라. 철마다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태환 김성호 시인이 지은 홍천 제3경 '미약골'을 옮겨본다.
생곡리 미약골서 발원한 화양강은하류로 내려오며 수량도 많아져서 홍천을 관통하면서 홍천강이 됐다. 선녀가 내려와서 목욕한 암석 폭포, 깨끗한 용천수가 샘솟는 미약골은 400리 물길 따라서 굽이굽이 흐른다. 높은 산 심산유곡 한여름 피서지로 가을에 만산홍엽 나뭇잎 단풍 들어 기암과 어우러져서 가을풍경 그린다.
이를 다듬어 곡을 붙여 노래로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나라 곳곳을 읊은 시, 시조, 수필 같은 글들을 찾아보면 참으로 많을 것이다. 이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학교나 교육기관의 지원 협조를 받으면서 시·군이나 읍·면·동 등 행정기관에서 주관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적당한 글이나 노랫말이 없으면 작곡과 함께 공개모집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노래가 다 되면 '읍·면·동 노래'나 '마을 노래' 책자를 만들어 널리 보급하자. 비용은 그 지역 출신 독지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애향심을 북돋울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다.
만들어진 노래는 읍·면·동의 기념행사나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 때나 마을 총회, 마을 축제, 추념 행사 때 온 마을 주민들이 이를 익혀서 힘차게 합창해도 좋을 것이다.
주민 화합책의 하나로 한몫을 톡톡히 하리라.
어서 모든 시·군·구 자치단체에서 발 벗고 나서자. 전국 방방곡곡에서 자기 지역의 노랫소리가 자주 울려 퍼져 주민 화합 노래로 자기 고장 자랑거리로 발돋움하는 모습,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