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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시 실기시험 추가접수 기회"…의료계 "조건 없이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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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추가접수 기회를 줄 가능성을 내비치자 의료계는 "의대생의 사과 등 조건 없이 허용해줘야 한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22일 전국의대교수협의회장인 권성택 서울대 교수는 "다가올 의료공백을 생각하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내년 2월 안으로 실기시험을 보고 3월 인턴으로 들어가거나, 더 늦게 시험을 보게 된다면 군 복무자들과 함께 5월 인턴으로 들어가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다만 의대생들의 사과 등 조건을 붙이지 않고 재응시 기회를 줘야 한다는 기존 의대 교수들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시험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을 구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의대생들이 속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코로나19 정국에서 의료인력이 필요한 정부가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의 한 대학교 의학과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의사 국시 관련 게시물에는 "자기들이 급해지니까 추가시험 준비하는 건데 구제라는 워딩 자체가 이상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의대생들과 의사들의 내부 커뮤니티에도 "왜 구제인 거냐", "최대한 비아냥거리며 받아내자"는 글이 올라왔다.

의대 본과 4년 학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반발해 지난 8월 의사 국시 실기시험을 집단으로 거부했다.

정부와 여당, 의료계가 이후 9월 4일 의정 협의체 구성 등을 골자로 합의에 이르렀지만, 학생들은 두 차례의 재접수 기회에도 시험을 거부했다.

한편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신경과학회, 대한내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공정'에 의뢰해 이달 12일과 13일 양일간 전국 19세 이상 남녀 6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시행한 결과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재응시에 찬성하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58.7%였고 반대 응답은 39.3%였다고 밝혔다.

응답자 76.4%는 의사 실기시험을 보지 못한 의대생 약 2천700여명이 내년에 의사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23.6%였다.

세부 집단별로 보면 재응시 찬성률은 여성, 20대, 50대, 60대 이상에서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강원·제주 집단에서 높았다.

대학병원 비이용군은 66.8%가 국시 재응시에 찬성 의견을 보였다. 대학병원 이용군 찬성률은 50.7%에 그쳤다.

반대 의견은 30대, 40대, 자영업 집단에서 높게 나타났다.

설문조사는 유선 전화 152명(25.1%), 휴대전화 454명(74.9%)의 전화 면접조사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포인트였으며, 응답률은 25.7%(유선 18.7%, 무선 29.4%)였다.

이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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