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바이오산업 위주 전환
한국형 글로벌 가치사슬 구축
기술로 우위 점해야 국가 성장
'대전환기.' 2020 강원경제인페스티벌 특별강연자로 나선 전병조 (재)여시재 특별연구위원이 진단한 한국경제의 현황이다. 전 KB증권 대표이사를 지내며 쌓은 노하우로 세계의 경제 흐름을 꿰뚫고 있는 전 특별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산업지형에 알맞은 기회요인들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의료산업과 디지털 전환 등을 새로운 발판으로 지목하며 미래 대응책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한국경제를 변화시킬 3대 동인(動因)=전병조 특별연구위원은 지금의 한국경제의 상황에 대해 '대전환기'라고 진단했다. 예상치 못한 '전염병 확산'과 '미국·중국 간 신냉전 심화', '디지털 전환' 등 3대 요인이 우리 경제의 생태계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코로나19 확산은 성공적인 K-방역으로 이어지면서 다른 국가에 비해 적은 경제적 피해와 산업 생산 증대 효과를 유발했다. 감염병과 관련한 의료산업 등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그는 급변하고 있는 세계 정세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가 집중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다. 소위 '신냉전'이라고 불리는 두 강대국 간의 팽팽한 기싸움에 대비한 한국만의 튼튼한 경제망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아시아 경제의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유독 높은 점을 견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팬데믹 시대를 맞아 디지털·바이오산업이 급성장하는 산업지형의 전환기가 도래한 것에도 주목했다. 전 특별연구위원은 이 같은 3대 동인을 제안하고 앞으로 강원도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형 글로벌 가치사슬(GVC) 구축 필요=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은 그가 특강의 초입부터 중점적으로 강조했던 분야다. 그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한국형 글로벌 가치사슬(GVC) 구축'과 '기술패권의 우위 확보'를 내세웠다. 우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수출 증가율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중국경제가 더 이상 우리에게 추가적인 성장동력원을 제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가 새롭게 바라본 성장 판로는 바로 신북미·신남방·신북방으로의 진출이다. 미국과의 직접 투자가 가능한 무역구조를 조성해 진출을 가속화하는 신북미 정책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대형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신남방 정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를 비롯한 동부 유럽과 가스, 철도, 항만, 전력, 항로, 조선, 농업, 수산, 일자리 등 9개 분야에 대한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신북방 정책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이 밖에 외국인 디지털 인재의 국내 창업 유치, 외국인 디지털 창업 전용 펀드 신설, 디지털 무역협정 추진, 빅데이터 거래소 신설 등을 세부적인 추진과제로 삼았다.
■기술패권 전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라=기술발전은 국가 정책 수립의 초석과 다를 바 없다. 넘쳐나는 최첨단 기술로 발생하는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만 차별화된 성장세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에 전 특별연구위원은 디지털·그린·바이오뉴딜의 기초가 되는 '인공지능'과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력 확보를 통해 경쟁에서 우위에 오를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과 결합해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할 센서산업·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기반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개발된 기술력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강조했다.
전병조 특별연구위원은 “강원도는 그린 에너지 허브, 생명산업의 메카, 신북방 정책의 전초기지로서의 높은 가치를 지녔다”며 “앞으로 더 급변할 세계 경제를 견인하기 위한 강원도의 핵심산업이 원활히 추진되길 바란다”며 특강을 마무리했다.
정리=윤종현기자